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거나 판단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이러한 평가나 판단의 기준이 되는 자기 자신에 대해선 잘 모른다. 자기를 잘 안다고 자처하는 사람조차도 자기 자신을 엉뚱하게 파악하곤 한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을 자기 편한 대로 생각하는 우리의 심리 때문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데서 비롯된다. 어찌 보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예 알려고도 하지 않는지 모른다. 자기를 알아갈수록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 사이의 차이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을 잘 모를 때보다 오히려 심리적 갈등이 더 일어날 뿐이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모습이 아니다. 페르소나라는 가면에 드러난 얼굴일 뿐이다. 페르소나란 자신의 진짜 얼굴이 표면화되는 것을 피하고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려고 세상을 향해 착용하는 가면이다. 사회 생활을 원활히 유지해 나가려고 편의상 착용하는 가면이니, 참된 자기 자신과 다르다.
흔히 친구가 의외의 행동을 하면 “너답지 않게 왜 이래?”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너답다”라는 말은 물론 평소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친구의 모습을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너답다”와 친구가 자기에 대해 생각하는 “나답다”라는 것은 과연 일치할까?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들 누구도 자기 자신조차 잘 모르면서 남을 알려고 하고, 또 안다고 자처하는 데 있다. 과연 자기를 모르면서 남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이 코너에서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식으로 자기를 드러내고 있으며 그 행동의 이면에는 어떤 심리 기제가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아마도 이것이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