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어떤 현상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우리에게는 인지적으로 애매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심리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진실이란 무엇이 참이고 거짓이냐를 따져가는 과정에서 저절로 나타난다.


우리는 진실은 항상 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진실이 언제나 참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한마디로 뭉뚱그려 쓰지만 거기에는 세 가지의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물리적 진실이다. 누구나 확인을 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진실이다. 물리적인 수단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일단 물리적 진실이라고 보아도 좋다. 물론 그것도 시공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접어두자.


두 번째로 사회적 진실이 있다. 사회적 진실이란 유명한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Festinger)가 쓴 말로서 어떤 일이 진실인가 아닌가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가 않다.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느냐 아니냐가 문제가 된다. 실상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믿느냐 안 믿느냐의 여부이다.


우리들이 진실이라고 믿는 거의 모든 것은 사회적 진실이라 보아도 좋다. 객관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남들이 그렇다 하니 그렇게 여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회적 진실은 학교에서 배운 것. 매스미디어, 독서, 자신의 경험 등을 통하여 구성된다. 이 말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고, 매스미디어나 책이 다루지 않는 주제는 사회적 진실이 아니라고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주관적 경험은 진실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이 근거가 되는 경우에는 미묘하다.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경험이 사회적 진실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이 체험한 것이 사회적인 통념에 반할 때, 그리고 기존의 지식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을 때 그것은 사회적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회적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그러한 경험을 자꾸 입에 담다 보면 다른 사람의 이상한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심하면 미치광이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경험한 당사자에게 그것은 진실인 것이다. 이것을 심리적 진실이라고 부른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스스로는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심리적 진실인 것이다.


사실 임사체험이라는 것은 심리적 진실의 영역에 속했다. 우리사회에서는 여전히 심리적 진실에 속한다. 죽은 동안 신비로운 체험을 했다고 의사에게 말해 보아야 그것은 환각이나 꿈이었다고 일축되기 마련이다. 이런 경험을 한 환자들은 미치광이 취급을 받는 것이 두려워 그 체험을 또 다시 입에 담지 않게 된다. 혼자만의 비밀로 해두는 것이다.


의사들의 경우도 임사체험을 말하는 환자들이 계속해서 나오자, 혹시 이러한 임사체험에는 무엇인가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의구심을 갖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던 듯하다. 하지만 그것도 그 때뿐, 곧 그것은 단순한 환각이라고 여겨 버렸다.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것이 마음 편했기 때문이다.


 사실 임사 체험이라는 말을 올리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시기가 있었다. 그것은 방대한 임사체험의 사례를 수집한 죽음학의 대가 퀴블러로스 여사가 살아 생전에 임사체험에 관한 책을 한 권도 쓰질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퀴블러로스 여사는 무디의 책에 서문을 썼을 정도이며 출판물로 임사체험을 다룬 것은 없다. 강연에서 언급한 것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이 있는 정도이다.


하지만 지금 임사체험은, 적어도 미국사회에서는 심리적 진실에서 사회적 진실로 이행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 의료기술, 특히 심폐소생술의 발달로 죽음에서 되돌아오는 환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결과이다.


1997년 유에스월드리포트의 조사를 보면  죽었다가 소생한 적이 있는 사람의 수는 1천5백만 명으로 1992년에 실시되었던 갤럽 조사의  1천3백만 명보다 2백만 명이나 늘어났다. 양쪽 다 미국 인구의 5%에 해당된다.


 2001년에 실시된 독일의 한 조사에서도 독일 인구의 4%가 죽음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살아난 적이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물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 해서 모두가 임사 체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핌 반 롬멜의 연구 결과를 고려해보면 그 가운데에 18% 정도가 임사 체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1997년 미국에는 임사체험을 한 사람이 2백70만 명이나 존재하고 있다는 계산이 된다. 인천의 인구가 2백51만명 정도가 되니 그보다 약간 많은 사람들이 임사체험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환각이나 망상을 보았다고 일축해버릴 수는 없다.


영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금 일부의 임사 체험 연구가들은 임사 체험을 넘어 임사 체험을 한 주체, 즉 영혼의 문제를 직접 다루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죽었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라는 식의 흥미성 보도나 TV프로그램에 넋을 놓고 있을 때 그들은 그것을 기정의 사실로 받아들여 과학적인 탐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임사 체험 연구자만이 아니라 의학 전반에서도 영혼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영국의 저명한 뇌 정신분석학자이자 임사체험연구의 권위자인 펜윅(Fenwick, P.)박사는 이러한 경향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첫째 미국의 의과 대학에서 영혼이 개설된 학교는 1995년에는 3곳에 불과했지만 1998년에는 40개로 늘어났고 2001년에는 100개의 대학에 이른다.


둘째, 1997년 하바드대학에서 기도에 관한 회의가 열렸다. 그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기도의 효과에 대하여 과학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기도의 역할에 관한 논문이 심장의학 학술지에 게재되기까지 했다.


셋째, 1999년 영국 심리학 협회는 트랜스퍼스널분과를 설치했다, 2000년 이래 정신분석 왕립 협회에 영혼 정신분석 분과를 설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넷째, 2000년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출판부가 발간한 “종교와 건강 핸드북(Handbook of Religion and Health)"에는 전적으로 영혼의 치료에 관해서만 집필된 한 권이 포함되어 있다.

다섯째, 의학에서 영혼의 역할이라는 주제는 실증적인 연구대상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 


지금 상태에서 임사체험에 관하여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일상 의식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의식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임사 체험 뿐만 아니라 다른 절정 체험도 일상 의식과는 전혀 다른 의식 상태에서 일어난다. 그러한 의식 상태를 보통 변성된 의식 상태(altered states of consciousness: 이하 변성의식)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