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원숭이, 쥐 등 다양한 종류의 포유류의 짝짓기 행동에서 짝을 고르는 선택권은 암컷에게 있다.


잘못된 짝을 선택했을 경우 그  댓가가 숫컷보다는 암컷에게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도 다를 바가 없어 혼인에서 여성이 선택권을 가졌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는 대단히 많다. 


사랑의 선택권과 주도권은 여성에게 있다

그렇다면 혼인에 이르기 전 단계인 구애과정에서는 누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까? 얼핏 보기에는 남성이 주도권과 선택권을 가진 듯하지만 이 과정 역시 선택권과 주도권을 가진 것은 여성이다.


가령 댄스파티와 같이 서로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파트너 선정에서는 여성의 시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일단 여성이 남성과 시선을 맞춰 주어야 남녀간에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여성이 시선을 주지 않으면 남성은 접근할 시도조차 않는 것이 보통이다. 여성이 남성과 짧게라도 시선을 맞추어주는 것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의사가 있다는 표시이고, 이것이 모든 구애과정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연애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키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키스를 주도하는 것 역시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 이와 관련된 Kendon의 연구를 살펴보자.


심리학자들은 연구를 위해서라면 이상한 짓을 잘한다. 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 통념에 반하는 짓을 저지르는 경우마저 있다. 이런 종류의 연구 가운데에는 공원 벤치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남녀를 몰래 촬영해서 프레임 단위로 분석한 Kendon의 연구가 있다.

연구라는 명분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 이것은 요즘 종종 사회 문제가 되는 몰래 카메라와 거의 다를 바가 없다.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촬영 후 당사자들에게 촬영한 사실을 밝히고 이해를 구했다는 점일 것이다.


closed smile과 teeth smil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연구는 촬영된 장면을 분석하여 남녀의 행동에서 말이 아닌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1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남자의 행동을 컨트롤하는 것은 의외로 여자의 얼굴이었다.


다시 말하면, 여자의 얼굴은 남성에게 다양한 신호를 보내며 상황을 주도하고 있었다. 가령 여자가 ‘이를 보이면서 웃을 때(teeth smile)는 여성이 능동적일 때이니 키스를 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였다. 대개의 남성은 이 신호에 따라 키스를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술을 다문 채 미소 지을 때(closed smile)’는 키스를 해도 좋다는 신호였다. 남자가 여자에게 접근하여 키스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여자가 입술을 다문 채 미소 짓고 있느냐 여부였다.


이 신호를 제대로 읽은 남성은 흐뭇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제대로 읽지 못한 눈치 없는 남성은 다음번을 기약하며 데이트를 끝내야 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 제스처가 보내는 신호를 파악하는 것은 이처럼 중요하다. 눈치가 없으면 키스 한 번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성접촉 행동에서도 다를 바가 전혀 없으나, 이 부분에 관해서는 생략한다. 잘못하면 19금 블로그가 될 우려가 있으니 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제스처나 행동을 통해 마음을 읽는 법에 관한 책을 자주 찾는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아도 모든 것이 명쾌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석연치 않은 구석이 더 많아질 것이다.


개별적인 능력보다는 총체적인 능력이 중요하다

읽을 때는 그럴듯했는데 막상 적용할 때가 닥치면 긴가민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책의 내용이 일반적인 경우를 말하는 것이어서 내가 부딪힌 특수한 경우를 기술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면 개별적인 지식을 쌓기보다는 상황에 총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된다.


사람이 사회생활을 원만히 영위해나가기 위한 기본적인 자질을 사회심리학에서는 사회적 스킬이라고 부른다. 사회적 스킬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태도를 비언어적 정보를 통해 정확히 해독하는 능력인 ‘정서적 감수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 정서적 감수성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결정된다. 따라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싶은 사람은 잡다한 제스처가 의미하는 개별적인 것들을 외우기보다는 감수성 전체를 높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감수성 전체를 높였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이 길러져야 한다. 상대방 여성이 입을 다물고 웃는다고 아무 때나 키스하려다가는 따귀 맞기 십상이다. 그것이 허용되는 문맥이 있는 것이다.


독신생활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혼기를 놓친 노총각으로 넘쳐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모두가 여성들이 혼인과 배우자를 선택하지 않는 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의 상승으로 많은 여성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결혼을 하느니 혼자 살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신생활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금 미국과 일본에는 독생생활을 찬미하는 책들로 넘쳐나지만 연구결과는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독신생활에 상당히 부정적인 것이다. 그러한 연구들은 차차 소개하기로 하고, 여성들은 생물학적, 사회학적으로 주어진 선택권을 좀 사용해보도록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