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원래 체외이탈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TMI의 On Campus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들 가운데의 상당수가 체외이탈을 경험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동양보다는 오히려 서양에서 체외이탈에 더 관심이 많다. 또 이러한 관심을 반영한듯, 체외이탈에 관해 영어로 발간된 책들은 수없이 많다. 인터넷에도 체외이탈에 관한 정보를 나누는 수많은 영어 사이트들이 존재한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체외이탈에 관하여 관심이 전혀 없다.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이다. 하긴 소나 개도 체외이탈 같은 것에는 전혀 신경 안쓴다.
그 결과 정말로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이 문제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무관심은 체외이탈에 관한 일반사람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면이 강하다.
유체이탈이 아니라 체외이탈이다
보통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체외이탈이란 말 대신 유체이탈이란 말을 주로 써왔다. 지금도 유체이탈이란 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유체이탈이란 표현은 유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유체란 것이 있느냐 없느냐는 아직 입증이 되질 않았다. 따라서 유체이탈보다는 체외이탈이라는 표현을 쓰는 편이 타당하다고 본다. 물론 체외이탈이란 표현을 쓰더라도 무엇이 체외이탈을 했느냐는 주체의 문제는 그대로 남기는 남는다.
어디서 비롯되었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체외이탈은 대강 이렇다. 희뿌연 유체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몸에서 이탈을 한다. 그 유체는 은실로 몸과 연결되어 있어 아직 이승과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그 은실이 끊어지면 그 사람은 영영 소생하지 못한다. 이런 식의 묘사는 아마 일본에서 들어왔을 것이라고 본다. 일본 문헌에는 체외이탈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외이탈에 관한 요즈음의 문헌들을 살펴보면 이런 식의 체외이탈은 거의 없다. 물론 선천적으로 아주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이런 식의 체외이탈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식의 체외이탈이 극소수란 것은 체외이탈을 밥먹듯이 한다는 사람들조차 인정하고 있다.
체외이탈은 일종의 의식의 분리이다
지금 TMI에서 거론되는 체외이탈은 이와는 다르다. 의식의 확장을 통한 일종의 의식의 분리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은 아직 신체 속에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의식의 일부가 육체에서 분리된 것처럼 상공에서 내려다본다든지 하는 식의 경험을 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보통 이것을 바이로케이션(bi-location)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상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2002년 네이처(Nature)지에는 “Electrodes Trigger Out-of-body Experience(전극이 체외이탈의 방아쇠를 당긴다)”라는 논문이 실렸다. 논문의 요지는 스위스의 뇌과학자들이 간질을 앓고 있는 여성의 뇌 우반구의 특정 부위(우뇌의 각회; angular gyrus)에 전기 자극을 주자 환자가 체외이탈과 비슷한 감각을 느끼는 것을 관찰했다는 것이다.
뇌에 자극을 받은 환자는 처음에 “자신의 몸이 밑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고 한다. 점차 자극의 강도를 높여가자 환자는 “내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위에서 보고 있다”고 말해 체외이탈과 비슷한 감각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뇌의 정보처리의 실패나 오작동으로 체외이탈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실 이러한 발견은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30년전에 이러한 결과는 이미 보고되어있는 상태이다. 신경외과학의 대가 펜필드는 1970년대에 이미 간질환자들의 귀 근처에 있는 뇌의 측두엽을 자극하면 체외이탈과 비슷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한 적이 있다. 이러한 발견을 근처로 측두엽의 실비우스구 근처를 신의 장소(God's Spot)라고 부르는 연구자들도 많다. 물론 이러한 의견을 두고서는 지금도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곤 한다.
신의 헬멧(God Helmet)
영국의 뇌과학자 퍼싱어는 오토바이 헬멧에 전극을 삽입한 신의 헬멧(God Helmet)"이란 것을 만들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체외이탈이라든지, 죽은 사람을 만나게 한다든지 하는 식의 신비한 체험을 시켜주고 있다. 신의 헬멧이란 전자기파로 뇌의 “신의 장소”를 자극함으로써 일종의 신비체험을 시켜주는 장치인 것이다.
물론 이 장치가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옥스포드대의 리차드 도킨스 교수도 신의 헬멧을 써보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아무런 체험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퍼싱어 자신도 이러한 경험을 하는 데에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고, 요즘은 신의 헬멧을 보다 개량한 장치가 판매되고 있다.
네이처지의 논문에 대하여 임사체험 연구가들의 반론이 바이탈 사인(Vital Sign)이라는 논문에 제기되었으나 논쟁으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았다. 사실 양쪽 모두, 설사 마음속으로는 확신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더라도 상대방을 압도할만한 증거는 아직 갖고 있지를 못한 것이다.
네이처 식으로 뇌의 특정부분을 오작동시키면 체외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TMI가 하고 있듯이 헤미싱크라는 음향을 사용해서, 아니면 다른 수단으로 뇌의 특정부분을 오작동시키거나 기능을 일시적으로 멈추어버린다면 체외이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 일어나는 현상은 체외이탈이라기 보다는 체외이탈감이라고 부르는 편이 오히려 적합할 것이다.
결국은 뇌와 마음의 문제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체외이탈에서 경험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문제이다. 환각이냐 실제의 경험이냐라는 문제이다. 체외이탈이 뇌의 오작동으로 비롯된다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류 뇌과학에서는 체외이탈이 어딘가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체외이탈이라는 것이 뇌내 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OBE와 가장 자주 마주치는 임사체험 연구자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론하고 있다. 결국 체외이탈 역시 뇌와 마음의 관계라는 문제로 귀결되고 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