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게 케타민만 고생한다

약물과 의식 2007/04/11 07:38 posted by Rokea

  케타민(Ketamine)을 복용하고 환각파티를 벌이던 사람들이 떼로 경찰에 검거된 모양이다.
 
마약사건이 으레 그렇듯이 매스컴은 유명가수 A씨 운운하며 관련된 연예인이 있다는 방향으로 기사를 몰아간다.

얼마 있으면 또 쇠고랑 차는 연예인이 무더기로 나올 듯싶다. 아니 반드시 나와야만 한다.


케타민은 상당히 강력한 약물이다. 원래 사람이나 동물의 마취에 주로 쓰였던 케타민은 작년 이후 마약지정으로 불법화되었다. 그전까지는 물론 합법적이었다, 동물마취에 사용된다는 것을 보더라도 효과가 강력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케타민은 어린아이들의 마취에도 이용되기도 했다. 어린이 치과 등에서 치료하면서 애들을 재울 때 사용하던 것이 바로 케타민이다,


케타민이 변성의식 연구에서 주목받는 이유

케타민은 DMT, LSD, 아야와스카 등과 함께 변성의식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는 약물의 하나이다. 케타민의 부작용으로는 흔히 강렬한 환각이 거론되는데, 케타민이 가져다주는 환각의 세계는 좀 기묘할 뿐 아니라 임사체험과 비슷한 현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우선 케타민을 과도하게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증세로는 체외이탈이 있다. 몸과 의식이 분리되어 의식이 신체의 바깥에 위치한다고 느끼는 현상이다. 또한 체외이탈과 함께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 버리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K 홀(K Hole)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다른 차원에 들어간 사람들의 체험내용은 다양하지만 어떤 지복감이나 황홀감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다시 우리의 일상세계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며 전신이 마비되다시피 해 무엇이 무엇인가 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개중에는 “일상세계로 돌아가지 못하면 어떠하리, 이왕 온 김에 즐기자”라고 체념을 해버리니 오히려 대단히 유익한 체험을 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있다.


빨간 색 도로를 본다든지, 핑크색 건물을 본다든지, 제트스쿠터를 본다든지 하는 식으로, K Hole을 경험한 사람들의 묘사하는 세계는 일률적이지 않고 사람마다 다 다르다. 하지만 자신이 체험하는 세계가 우리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경험자 모두는 인식하고 있다.



케타민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케타민으로 야기되는 임사체험을 두고는 연구자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려 있다. 수전 블랙모어(Susan Blackmore)는 케타민으로 야기되는 임사체험을 두고, 임사체험이란 뇌내 현상에 불과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임사체험 연구자들은 케타민으로 야기되는 임사체험은 일반적인 임사체험과는 전혀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즉 일반적인 임사체험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체험 중에 지복감과 행복감을 느낀다. 그 체험으로부터 우리의 일상세계로 돌아오는 것을 거부할 정도이다.  또한 체험 후에는 모든 삶과 죽음의 비밀을 깨닫고 인생관이 180도 바뀐다.


 하지만 케타민으로 야기되는 임사체험에서는 사람들이 오히려 공포감과 거부감을 느낀다. 그들은 우리의 일상세계로 돌아오지 못할까 오히려 안절부절 못한다. 또한 케타민으로 임사체험 후에 가치관이 바뀌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양자는 전혀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케타민이 어떤 식으로 우리 뇌에 작용하느냐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뇌의 흥분성 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수용체를 차단한다는 정도가 알려져 있을 뿐이다.  알려진 것이 없기는 케타민만이 아니라 LSD, DMT 등의 강력한 환각작용을 갖는 약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이것은 이러한 약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몇 십년동안 금지되다시피 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최근 케타민은 기존의 치료제로 치료하지 못한 우울증 환자에게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불과 1회 용량을 투여한 것만으로 2시간만에 우울증의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우울증으로부터는 우리 사회도 자유롭지 못하다. 세계최고의 자살율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자살의 상당수는 우울증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케타민에 관한 연구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철없는 약물남용이 본격적인 약물연구를 막는다

문제는 이번과 같은 철없는 사건들이다. 기분 좀 좋게 춤추고, 조금이라도 더 강한 성적 만족감을 느껴보겠다고 처먹고나서, 사회적인 물의를 야기시키는 이 따위 약물 관련 사건들이 계속되는 한 본격적인  약물연구는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다.


 케타민은 과도하게 복용하면 죽는다. 몇 년 전 일본에서는 동남아에 주재하는 회사원이 케타민을 과도하게 복용하고 심장마비로 사망한 채 발견되어 사회의 물의를 빚은 적이 있었다. 케타민은 레크리에이션용으로 간단하게 손댈 수 있는 약물이 결코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