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D가 가져오는 환각세계는 60년대 중반까지는 누구나 쉽게 맛볼 수 있었다.

물론 LSD를 일반인이 약국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1962년 LSD가 실험약물로 지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실험약물이란 정부나 주정부가 인정하거나 지원하는 연구의 참여자만이 구입할 수 있는 약물을 말한다.

실험약물로 지정했다는 것은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연구를 금지시킬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문제만 나타나면 금지시킬 태세는 이미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학 주변에는 연구자들이 주최하는 연구용 LSD 체험 모임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LSD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었다. 디즈니랜드를 보러 가는 것보다는 LSD 트립(지금도 LSD를 먹는 것을 LSD트립이라고 부른다)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쉽다는 말이 공공연히 퍼져 있었을 정도였다.


 
나는 하느님이다 
 

LSD, 실로시빈, 메스칼린을 복용한 피험자들이 전해주는 세계는 심대했다. 비트문학의 기수, 앨런 긴즈버그(Allen Ginzberg)는 우주와의 합일의식에 빠져 전화 저편에서 누구냐고 묻는 교환수에게 “나는 하느님(God)이다”라고 외쳤다.


하바드 의대의 LSD실험에 참가했던 대학생은 러쉬 아워 때 보스톤 번화가의 차도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했지만 그는 자기가 신이라서 누구도 자기를 해칠 수 없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했다.


심리학자들은 LSD가 가져오는 환상의 세계를 단순한 몽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령 LSD연구의 최고권위자인 그로프(Grof, S.)가 소개한 다음과 같은 사례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우울증을 앓고 있던 한 청년은 치료 중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다른 세계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지만 육신을 떠난 존재들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가 청년에게 말을 걸어왔다. 물론 텔레파시로. 그 존재는 크로메리츠(Kromeriz)의 모라리안 시(Morarian City)에 살고 있는 한 부부를 만나 그들의 아들 라디슬라프(Ladislav)가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부부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그로프는 이 말을 그대로 흘려보낼 수 없었다. 그가 이야기한 내용이 묘하게 그로프를 사로잡았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동료들의 놀림감이 되어버릴 각오를 하고 그로프는 전화번호를 돌렸다. 그리고 라디슬라프를 바꾸어 달라고 했다. 전화를 받은 여자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감정을 진정시킨 여자는 흐느끼는 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들은 더 이상 여기 없어요. 그 아이는 죽었어요. 3주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이 사례는 탤보트(Talbot, M.)의 홀로그램우주에 인용됨으로써 상당히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TMI의 포커스체험처럼 LSD 없이도 이 정도의 체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LSD로 우주의식을 느낀 사람도 많았다


LSD를 투여한 사람들이 보고하는 몽환의 세계는 기기묘묘했다. 이들의 체험에는 한계가 없는 듯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모든 것을 지각할 수 있는 대리석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전생을 체험하는 것은 당연한 듯이 보였다. 이들의 경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있었다.


시계가 녹아내리고 공간이 뒤틀리는 달리의 세계를 체험한 사람은 너무나 많았다. 사실 달리도 해시시라는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다. 다른 우주, 다른 차원을 경험하고 초인간적인 존재와 조우했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지구의식, 우주의식을 느꼈다는 사람도 수없이 많았다. 그로프는 자신이 최초로 피험자가 되어 LSD를 복용했을 때의 경험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실험이 이루어지는 동안, 원자폭탄이 폭발할 때 쏟아져 나오는 빛에 비견할 수 있는, 혹은 동양의 경전에 쓰여 있는 죽음의 순간에 나타난다는 초자연적인 빛에 비견할 수 있는 광휘가 나에게 쏟아졌다. 이 빛은 나를 신체로부터 몰아냈다. (중략) 나의 의식은 폭발하여, 우주적 차원으로 펼쳐져 가는 것 같았다.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 위대한 신비적인 경전에서 읽은 적이 있는 우주의식에 대단히 가까운 것이라는 것을 마음속에서 확신했다. 정신의학 책에는 이러한 상태는 심각한 병리의 전조라고 정의되어 있다. 지금 나는 이것을 체험하면서, 이것이 약물에 의하여 유발된 정신이상의 결과가 아니라 일상적인 리얼리티를 넘는 세계를 엿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LSD트립이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LSD 트립이 모두 유쾌한 것은 아니었다. 피부가 녹아내리고, 두개골이 폭발해버리는 식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로 가득찬 환상을 보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 아무런 사전 지식과 훈련이 없이 LSD를 복용한 사람의 상당수는 극심한 공포의 세계를 맛보아야만 했다. 이런 까닭에 지금도 10대들은 LSD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몰래 복용해봤다가 겪어본 환상의 세계가 너무나도 끔찍해 두 번 다시 LSD를 먹어볼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LSD를 비롯한 약물체험에서는 세트(set)와 세팅(setting)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한다. 세트란 경험에 임할 때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세팅은 환경적인 요소를 의미한다. 세트와 세팅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체험은 긍정적인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잘해봐야 레크레이션 정도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티모시 리어리는 티베트 죽음의 서를 재해석해 사이키델릭 익스피리언스(Psychedelic Experience)라는 매뉴얼을 작성하기도 했다. 세트와 세팅이 제대로 된 약물체험에서는 인생관이 180도 바뀌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지금도 LSD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들이 말하는 합법화는 누구나 LSD를 먹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은 아니다. 치료제로서 LSD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지금까지는 금지되었던 LSD의 인체실험을 자유롭게 풀어달라는 식의 자유화를 의미한다. 사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LSD가 뇌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한 연구라는 제한된 범위내에서긴 하지만 LSD 연구가 허가를 받아, 실시된다.


60년대는 왜 LSD에 열광했나? (2)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