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부조화 이론으로 실험결과를 해석해보자.1 인지부조화 이론이란 상당히 잘 알려져 있어 이미 아시는 분이 많겠다. 하지만, 혹시라도 처음 대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니, 전에 포스팅했던 "예언이 빗나갔을 때: 광신의 심리 (1)" 의 설명을 일단 살펴본다. 이미 읽으신 부분은 인용부분을 빼고 읽으시면 되겠다.
사람은 대개 쉬운 쪽을 바꾼다
인지 부조화 이론이란 다음과 같다.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인지나 견해가 있으면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불쾌하게 된다. 그 결과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느 한 쪽을 바꾸려한다. 여기서 인지란 생각이나 믿음으로 보아도 좋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살펴보자, 당신이 흡연을 즐기는 애연가라고 치자. 어느날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 중 TV 뉴스에서 흡연자의 폐암사망률이 보통 사람의 10배라고 하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같이 본 가족들이 “거봐, 아빠 담배 끊어야 한다니까”라고 이야기하는 건 당연하겠다. 요즘이야 담배 피는 사람들, 집이나 직장에서 사람대접 받기 어려우니까 당연히 이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떠한 반응을 보이게 될까?.
“나는 담배를 피운다”라는 생각과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의 그것보다 10배나 높다. 그러니 나도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라는 생각은 서로 모순되어 마음속에서 불협화를 일으킨다. 그 결과 심리적으로 불쾌한 상태가 유발된다. 따라서 불쾌감을 없애기 위한 동인이 심리적으로 발동될 수밖에 없다. 사람은 쾌를 추구하는 존재이니까 너무나 당연하다.
심리적인 불쾌감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는, (1)TV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여 담배를 끊는다, (2)점점 의학이 진보하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새로운 정보를 마음대로 더해 무시해버린다, (3)“주위사람도 다 괜찮은 데, 무슨 얘기냐, 쓸데없는 소리”라고 정보를 왜곡해버린다라는 3가지가 있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택할까? 대다수는 (1)번 보다는 (2),(3)번을 택해 다 체질 나름이라고 주장하기 마련이다. (1)번의 경우에는 행동을 바꾸어야 하지만, (2), (3)번은 생각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대개 쉬운 쪽을 바꾸는 선택을 한다.
가입의례의 실험에서 엄격한 조건에 속한 피험자에게는, 생면부지의 남자들 앞에서 포르노 단어들을 읽었다는 인지와 토론의 내용이 형편없었다는 인지라는 두 가지의 인지가 있을 것이다. 두 가지 인지 사이에는 분명히 불협화가 생겨난다.
그런 창피함을 무릅쓰고 가입했다면 토론의 내용은 흥미진진해야 한다. 애를 쓴 만큼의 결과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니까. 그런데 수치를 무릅쓰고 가입해보니, 그 내용이란 게 곤충의 생식에 관한 것이다. 옆방의 토론내용을 들은 엄격한 가입조건의 피험자들로서는 불협화 정도가 아닐 것이다. 이따위 형편없는 토론을 하려고 그런 어려움을 겪었느냐는 탄식마저 나올 지경일 것이다.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리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가입조건이 엄격할수록 심리적 불쾌감이 커진다
불협화의 정도는 가입의례가 엄격하면 할수록 클 것이고, 신청 즉시 가입이 허락된 그룹에서는 비교적 적을 것이다. 신청 즉시 가입한 사람들로서는 잃을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어째 가입이 쉽더라니" 하면서 빼앗긴 시간만 아까와하면 충분한 것이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인지적 부조화는 필연적으로 불쾌감을 환기시킨다. 따라서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불쾌감을 낮추려는 동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두 가지 인지 가운데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토의내용이 재미없었다”라는 생각뿐이라는 점이다.
남자들 앞에서 포르노소설을 읽었다는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주워 담을 수 없다. 결국 불쾌감을 저하시키기 위해서 변화시킬 수있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토의 내용이 재미있었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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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대상 |
가입의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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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
중간 정도 |
엄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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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내용 |
80.2 |
81.8 |
9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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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멤버 |
89.9 |
89.3 |
9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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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170.1 |
171.1 |
195.3 |
인지부조화 이론의 예측대로의 결과가 표에 나타나있다. 토론의 내용과 토론멤버에 대한 평가에서 엄격한 조건의 피험자들은 다른 그룹의 피험자들보다도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간정도의 조건과 "신청 즉시 가입 조건"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 가입조건을 엄격하게 할 때만이 호의도를 증가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실험과 같이 가입의례의 엄격함이 집단에 대한 호의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는 상당히 많다. 1966년 이미 Gerard Matheson의 추시에 의하여 애론슨과 밀즈의 연구의 타당성이 입증되었으며, Lodewijks와 Syroit의 1997년도의 연구도 가입의례 실험 결과를 지지해주고 있다.
엄격한 가입의례가 이루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도 불명
여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가입의례의 엄격함이 그 집단에 대한 호의도를 증가시키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인 듯하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사실 이런 이유들을 밝혀내는 것은 사회심리학의 수비범위를 벗어난다. 아마 이것은 진화심리학이 맡아야 할 몫일 것이다. 요즘 이러한 문제는 Hazing(신참자 곯리기)이라는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지금 미국에서도 대학의 기숙사, 대학교, 스포츠클럽, 일부의 고등학교 등 다양한 집단에서 엄격한 가입의례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너무나 심한 hazing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이 나오기도 했다. 부상과 정신적인 상처를 입는 케이스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 결과 미국의 44개 주에서 anti-hazing법이 발효중이며 발의되어 입법을 기다리는 주들도 많다. 프랑스에서도 hazing에 대하여 최고 징역 6개월이나 벌금 7천5백 유로를 선고할 수있는 법이 이미 발효중이다.
어느 나라에서는 헤이징을 막겠다고 법률을 제정하는 판에 어느 나라에서는 교수라는 작자들이 헤이징을 하도록 부축이고 있다니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인지부조화 이론(3)으로]
- Cognitive Dissonance Theory를 굳이 인지부조화 이론으로 번역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불만이 있다. Dissonace는 사전의 풀이대로 불협화가 더 적절한 번역이다. 따라서 인지 부조화보다는 인지 불협화가 적절한 번역이며 그것이 개념에도 더 잘 맞는다 . 이거 아마 일본에서 인지적 불협화 이론이란 번역이 정착되어 있어, 그것과 좀 달리해보려고 인지 부조화 이론이라고 한 모양인데, 인지 부조화란 말을 쓸 때마다 대단히 거부감이 든다 [본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