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지 블루(marriage blue)

일본 2007/05/20 09:34 posted by Rokea
 일본에서는 메리지 블루(marriage blue)란 것이 의외로 심각한 모양이다.

메리지 블루란 결혼을 결정하고 난 남녀들이 겪는 심리적인 불안을 말한다.

한창 즐거워야 할 결혼식을 눈앞에 두고 오히려 기분이 가라앉고 초조해지는 증상이다.

다가올 앞날에 대한 불안과 스쳐 지나가 버린 지난 날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심리적인 불안이다.


메리지 블루란 유이카와 게이라는 여류 소설가의 같은 이름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명해진 말이라고 한다. 블루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것은 병적인 우울증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닌 약간 심한 정도의 불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갓 결혼한 사람들의 70%가 메리지 블루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사실 결혼이란 것도 이거냐 저거냐 앞에 놓고 고를 때가 좋은 것이지 일단 선택해버리면 그 뒤는 골치 아픈 일투성이다. 꿈같던 연애 단계를 지나 일단 결혼이 정해져 버리면 할 일도 많아지고 따져야 할 것도 많아지는 것이다. 환상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강림해버린 탓이다.


일본의 결혼 컨설팅 업체인 브라이달 플라자 라브레가 2004년 결혼식을 치룬 1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앙케이트의 결과를 보면 일본의 메리지 블루의 실태는 심각했다. 응답자의 70%가 메리지 블루를 경험했다고 대답했던 것이다.


메리지 블루의 가장 큰 이유로는 역시 결혼식의 준비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이었고, 매리지 블루를 겪었던 시기는 결혼식 1, 2개월 전이 28%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프로포즈로부터 1개월 후”가 25%, 결혼식 2, 3개월전이 22%를 기록했다.


결혼식 1, 2개월전이 가장 많은 이유는 청첩장의 발송과 좌석표(일본은 제한된 인원만이 결혼식 피로연에 참가하기 때문에 미리 자리가 정해진다)가 정해져버려,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는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혼식, 일단 정해지면 정할 것도 많고 따져야 할 것도 많아진다. 모두가 잘 알듯이 정할 것이 많고 따져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은 언제든지 갈등을 일으킬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웨딩드레스, 결혼식장, 신혼여행지, 이런 것은 문제도 아닐지 모르겠다. 살 집, 예단, 상대방 친척들에 대한 선물,,,, 돈 들어갈 것투성이고 골치 아프기만 한 것들이다. 결국 여러가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갈등이 생겨나고 그것이 메리지 블루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기와의 타협만이 유일한 극복책

하지만 여성은 이것보다 더 큰 이유로 과연 이 사람이 평생을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일까하는 회의감을 드는 경우가 많았다. 결혼을 작정하고 나서도 상대방이 영 미덥지 않은 것이다. 라브레의 조사결과에서 특히 주목되었던 것은 남녀간의 차이였다. 표에 나타나 있듯이 남성의 경우 결혼해도 잘 유지해나갈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철없는 응답이 많았다. 

 

남 성

여 성

가족이 생긴다는 중압감

더 이상 독신이 아니라는 슬픔

자유가 없어진다

더 놀고 싶다

이 급료로 생활할 수 있을까

상대가 미덥지 못하다

정말 이 사람으로 좋은 것일까

부모들이 결혼식에 너무 간섭한다

성씨가 바뀐다는 것에 대한 저항


이밖에도 브라이달 플라자 라브레의 조사결과에 나타난 매리지 블루의 이유는 다양했다. 대표적인 몇 가지만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 결혼식 준비를 도와주지 않았다(30대 여성)

- 결혼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랐다(30대 남성)

-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따로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20대 여성)

- 성격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30대 남성)


거론된 이유 가운데에서 30대 남성의 이유가 걸작이다. 이유인즉슨 평소 여성에게 인기가 없었는데,  결혼날짜를 잡고나니,  갑자기 여성들이 추파를 던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하다는 것이다. 한심한 소리이긴 한데, 사실 이거 고민되기는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매리지 블루를 어떻게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을까. 극복책은 역시 자기와의 타협이었다.  응답자의 85%가 자기와의 타협을 극복책으로 들었다. 결혼이란 남겨진 가능성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일단 결혼이란 것이 정해진 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에 목맬 필요는 없다. 배우자가 될 사람을 자신의 운명이라 받아들여야 매리지 블루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결혼 후에도 매리지 블루가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불면, 과식 등의 생리적인 증세로 나타나 이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업체도 생겨났을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시차를 두고 일본의 사회현상이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 이지메가 그랬고 오타쿠가 그랬다. 이러다 메리지 블루도 우리 사회에 들어올까 겁난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데 이번만은 그냥 지나가렴, 메리지 블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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