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by rokea posted Jan 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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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장관이 구속된 것을 보니 그들이 청문회에서 모른다고 주장했던 것은 역시 거짓말이었던 모양이다. 물론 두 사람은 증거인멸의 우려 때문에 구속된 것이긴 하지만  블랙리스트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청문회에서 두 사람이 하도 천연덕스럽게 그리고 일관되게 모든 것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사람들도  있었을지 모른다.  너무나도 뻔뻔스러운 모습에, 거짓말을 간파하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면 '저럴 수는 없을텐데' 하고 한탄했던 사람들도 있었을지 모른다.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다시말해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말하는 모습과 말의 내용만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대답부터 먼저 말하면 “없이다. 보통 사람들이 거짓말을 간파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만일 자기가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거짓말을 간파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직업의 사람들만을 모아 실시했던 실험이 있다. 실험참가자들 모두가 세관 직원, 경찰, 형사 등 평소 거짓말을 알아채는 것이 일인 사람들이었다. 거짓말을 간파하는 데에는 내로라하는 솜씨를 자랑하는 사람들뿐이라 참가자 모두가 자기를 속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세일즈맨의 말을 듣고 그것이 참말인지 거짓말인지를 가려내는 단순한 것이었다. 결과를 보면 이들의 적중률은 50% 정도. 50%라면 대충 찍어도 나오는 확률 수준이다. 거짓말을 간파하는 데에 프로라는 이들도 결국 거짓말을 알아채지 못했다. 프로들이 이 정도라면  보통 사람들이 세일즈맨의 거짓말을 간파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아도 좋다.

 

이 실험 이외에도 거짓말을 간파하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실험들이 다수 있었지만 결과는 대동소이했다. 적중률이 좋아봐야 60% 정도였을 뿐 대개는 50%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실험을 통하여 거짓말을 간파하는 것이  일반인은 물론 프로에게도 간단한 작업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특히 말하면서 코를 만진다든지, 눈을 피하는 식의 단일 동작만으로 거짓말을 알아차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누차 밝혀졌다.


통속 심리학에서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때는 눈을 내리 깔든지 시선을 피한다고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거짓말이다.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거짓말의 달인들은 상대방의 눈을 정정당당하게 응시하면서 거짓말을 한다. 특히 마키아벨리즘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상대방의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거짓말을 한다. 따라서 시선이나 표정만을 보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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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거짓말탐지기는 사람의 피부반응을 통하여 긴장과 흥분의 정도를 측정하는 장치이다. 영화 속에서는 거짓말을 100% 잡아내는 전지전능한 기계로 묘사될 때가 적지 않지만, 심리학에서는 사실 이 장치를 그다지 신용하지 않는다. 거짓말 탐지기가 부착되는 것만으로도 쓸데없이 긴장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물론 거짓말 탐지기가 부착되어 있는 순간에는 심리적으로 거짓말을 하기 어렵다는 효용이 있기는 하다.

 

뇌를 스캔해서 거짓말을 알아내는 연구들도 진행중이긴 하다. 하지만 이것도  더욱 정교화해졌을 때에나  가능할 이야기일 것 같다.


키포인트는 표정이 아니라 몸짓

 

그렇다고 해서 거짓말을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부분적으로나마 도움이 되는 방법들이 있기는 있다.

 

거짓말을 알아차리는 힌트는 상대방의 눈이나 표정이 아니라 몸에 있다. 사회심리학의 한 실험에서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만을 찍은 비디오와 신체만을 찍은 비디오 두 가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지금 비디오에 찍힌 사람이 참말을 하고 있는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물어보았다. 예상과는 달리 신체만을 찍은 비디오를 본 사람들이 얼굴만을 찍은 비디오를 본 사람들보다 적중률이 더 높았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거짓말을 하면서 의식적으로 자기의 표정을 감출 수 있다. 하지만 표정관리에 신경을 쓰다 보면 몸쪽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어지는 게 사람이다. 이 결과 예기치 않게 몸쪽에서 정직한 반응이 나오기 쉽다. 사람이란 한 쪽에 신경을 쓰다보면 다른 한 쪽에는 소홀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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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실험결과도 모든 사람에게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탄핵정국에서 적어도 두 사람에게는 이 결과가 들어맞는 듯 했다. 우선 김기춘 전 비서실장. 워낙 노회하다보니 입으로는 모른다”,“그런 적 없다를 연발했지만 유심히 보면  몸이 자주 흔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몸쪽에서 정직한  반응이 나오고 있었다.

 

두 번째는 박근혜 대통령.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박대통령이 말하는 모습을 보면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과장될 정도로 제스추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오버할 정도로 고개를 끄덕였고 손동작도 유난히 많았다. 몸은 입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청문회에 나왔던 증인들과 관련해서는 몸을 보는 것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다관련 증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없다”,“ 나는 완전히 결백하다라는 식으로 '절대','완전히','전혀','한번도'라는 절대적 표현을 남발하는 경우그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몇 명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