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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흥분했지?: 정동 2요인론

by rokea posted Jan 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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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흥분을 한다. 무섭거나 놀랐을 때는 물론 즐겁거나 슬플 때에도 흥분을 한다. 화를 참지 못해 흥분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희비노공과 같이 갑자기 일어난 일시적인 감정을 정동(affect)이라고 부른다정동으로 흥분했을 때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등의 생리적인 반응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화를 못 참아 부들부들 떠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동에서의 심리적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람은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William James)이다. 그는 사람이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픈 것이고 , 재미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것을 제임스-랑게 설이라고 한다. 이 설은 뒤에 실험적으로 부정되었으나 정동에서 생리적 변화의 중요성을 밝힌 그의 공적은 아직도 인정받고 있다.

 

사람이 생리적으로 흥분해 있을 때 자신의 정동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자기가 무엇 때문에 흥분하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화가 나서 흥분한 것인지 기뻐서 흥분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일까? 정답을 미리 말하자.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정동 2요인 이론

 

사회심리학의 유명한 이론 가운데 정동 2요인 이론(two-factor theory of emotion)’이라는 것이 있다. 이 이론은 샤크터(Stanley Schachter)라는 저명한 사회심리학자가 주장한 이론으로서 그때까지의 견해를 완전히 뒤집는 혁명적인 이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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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크터 이전까지는 흥분에는 거기에 걸맞는 생리적인 반응이 있다고 여겨졌다. 슬퍼할 때는 슬픔에 대응하는 독특한 생리적인 반응이 있고 또 기뻐할 때에는 기쁨에 대응하는 생리적인 반응이 나타난다는 식이다. 여기에 대하여 샤크터는 흥분하게 된 이유가 기쁨이든 슬픔이든 분노이든가에 상관없이 생리적인 반응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리적으로 흥분해 있다는 것만을 단서로 자신의 현재 감정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금 생리적으로 흥분해 있다는 생각과 그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감정 때문에 흥분했는가를 아는 정동의 라벨링의 두 가지 요인이 있어야 비로소 정동에 대한 인지가 성립한다는 것이 샤크터의 주장이다. 다시 말하면 정서체험이란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과 그것이 무엇 때문에 일어났나를 아는 인지의 두가지가 함께 할 때 비로소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을 입증하는 샤크터의 실험을 살펴보자. 우선 실험 대상자에 아드레날린 주사를 놓는다. 이 주사를 맞으면 교감신경계가 흥분되어 심박수가 늘어나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주사라는 인공적인 수단으로 생리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그 후 실험대상자를 세 그룹으로 나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생리적인 변화가 아드레날린 주사를 맞아서 나타난 것이라고 올바르게 가르쳐 준다. 두 번째 그룹에게는 주사에 대하여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세 번 째 그룹에게는 이 주사를 맞으면 가려움증이나 두통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엉뚱한 정보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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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차가 끝난 후 실험대상자들은 두 사람씩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된다. 한 명은 실험 대상자였지만 다른 한 명은 실험에 협력하는 사람이었고, 그는 일부러 연기를 하도록 되어 있었다. 어떤 실험 협력자는 기분이 대단히 좋은 척 행동했고 또 다른 협력자들은 공연히 화를 냈다.

 

이 실험의 목적은 아드레날린 주사를 맞아 미리 흥분해 있는 실험 대상자가 실험협력자들의 정서에 영향을 받아 기분이 좋아지는가 화를 내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결과를 보면 아무런 정보를 받지 않은 그룹과 엉뚱한 정보를 들은 그룹의 실험 대상자들 모두가 실험 협력자들의 영향을 받았다. 다시 말하면 자기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적인 변화가 실험협력자가 화를 내거나 기분 좋은 듯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말았다는 이야기이다. 주사 때문에 흥분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실험협력자가 화를 냈기 때문에 자기가 흥분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바른 정보를 들은 실험 대상자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일어난 생리적인 변화가 아드레날린 주사 때문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 결과 실험협력자가 화를 내고 있는 것과 자신들의 생리적 변화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실험 협력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냉정한 상태로 대기할 수 있었다.

 

이 참가자들 이외에도 한 그룹의 실험참가자에게는 아드레날린주사가 아니라 생리적 식염수를 주사했다. 이들도 똑같은 절차를 거쳤으나 실험협력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냉정한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생리적으로 흥분한 상태가 아니었으니까 저 혼자 즐거워하거나 화를 내는 실험 협력자를 왜 저러지?’,‘미쳤나하는 냉정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남이 흥분하면 괜히 같이 따라서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앞으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지금 내가 왜 흥분하고 있지?"라고. 그래야 쓸데 없는 실수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