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학

핑계의 종류

by rokea posted Jan 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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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회생활을 해나가면서 되도록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으레 그렇듯이, 반드시 바라는 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의도와는 전혀 달리 엉뚱한 결과를 빚어낼 수 있고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주위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급작스러운 자동차 추돌사고로 반드시 참석해야만 할 회의를 빼먹게 된다든지, 거의 다 체결된 계약을 방심한 나머지 경쟁 회사에 가로채이는 식이다. 이렇게 곤란한 입장에 처하면 사람은 어떤 식으로라도 자기의 훼손된 이미지를 회복시키려고 노력한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려버리면 앞으로 사회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것이 변명이다. 변명이란 사회심리학적으로는 부적절하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행위가 일어났을 경우, 그 행위와 기대 사이의 차이를 메우려고 행위자가 표현하는 언어적인 표명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시험을 망친 학생이 감기에 걸려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식의 소박한 변명으로부터 인종 청소를 한 유고의 독재자 밀로셰비치가 자기가 행한 모든 일은 국민을 보호하려는 정의의 실현이었다는 대의명분성 변명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일상은 변명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또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이다 보니 사람들이 즐겨 하는 변명도 다양하다. 때로는 변명을 전혀 하지 않고, 변명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 변명하는 고등 전술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것을 메타 변명이라고 한다.

 

메타변명은 부적절한 행위를 저질러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을 처지에 있는 사람이 그 행위에 관한 변명을 일체 회피하려는 행동이다. “정당한 이유가 있지만, 그것을 지금 밝힐 수는 없다”, “지금 몸이 아파서 자세한 것을 말할 상태가 아니다”, “당신에게는 그걸 물어볼 자격이 없다라는 것들이 메타 변명에 해당된다.

 

핑계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여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생각해보자.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과 자기가 연결되었다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 쉬운 상황이라면 핑계를 대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나쁜 일이 벌어져 그것을 수습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을 때 사람들은 우선 핑계에 의존하기 쉽다는 말이다. 핑계란 좋지 않은 행위와 자신을 연결시키지 않으려는 시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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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use는 라틴어 excusare에서 유래한 말로, 이것은 ex(바깥으로, ~을 넘어서)cusare(원인을 의미하는 causa의 파생어)가 결합된 것이다. excuse는 어원상 원인을 바깥으로 돌린다는 의미를 내포하며, 핑계라는 우리 단어의 사전적 의미도 잘못된 일에 대해 다른 것의 탓으로 둘러대는 변명이다. 결국 핑계란 원인을 다른 데로 돌리는 행위이다. 어떤 잘못된 일을 저질러놓고,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이럴 작정이 아니었다”, “술이 원수다라는 식으로 다른 것에 원인을 돌리는 것이 핑계라고 할 수 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처럼 핑계에는 수많은 것이 있지만, 그 내용 면에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의도의 부정

 

우선, 이렇게 할 작정은 아니었다라는 식의 의도의 부정이 있다. 좋지 않은 결과가 벌어 것은 자기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 결과를 발생시킬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의도 자체를 부정해버린다.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라는 식의 언사가 대표적이다. 이 범주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사고

사고가 일어나 자기로는 도저히 통제할 수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자동차 추돌사고가 일어나 회의 시간을 맞출 수 없었다든지, 지하철 사고로 지각을 했다는 식으로, 자기가 저지른 잘못은 자기의 뜻과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전적으로 사고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핑계이다.

 

예상할 수 없었던 결과

지식이나 능력, 그리고 기술 등이 결여되어 있어 그러한 결과가 빚어질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벌어진 것을 환경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대상 인물의 오인

사람을 잘못 보아 나쁜 결과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람을 흉기로 찌른 사람이 사람을 잘못 봤다. 내가 노린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람이 틀렸 맞았 간에 사람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했다는 데는 변함이 없는데도 이러한 변명들을 곧잘 하는 것이 사람이다.

 

자유의지의 부정

 

두 번째로는,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것이 있다. “이런 일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라면서 불가항력의 요인들을 언급하는 핑계들이다. 이 범주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신체적 요인

여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피로, 약물, 병 흥분 등의 일시적인 상태에 원인을 돌리는 것과 시각장애, 청각장애, 마비 등의 반영구적인 것에 원인을 돌리는 것이 있다.

 

심리적 요인

이러한 유형의 핑계에는 자기에게 원인이 있다는 것과 다른 사람 때문에 일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는 두 가지가 있다. 전자의 경우는 광기, 정보 과잉 때문에 자기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고 강조하는 것이며, 후자의 경우는 다른 사람에 의한 강제, 세뇌, 최면 등으로 불가피하게 일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권위의 결여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나에게는 그럴 힘이 전혀 없었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능력이 결여되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경우이다. 뇌물 혐의를 받는 공무원들이 나는 그런 결정을 내릴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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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부정

 

세 번째로는, 자신이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핑계가 있다. 일을 저지른 것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사람을 착각함

거기 있었던 것은 내가 아니다. 분명히 다른 사람이다. 이건 정말이다라는 식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뇌물을 수수하는 장면을 목격 당한 정치인들이 자주 써먹는 수법이다. “나는 그 호텔에 간 적조차 없다”, “나는 그 음식점의 이름조차 모른다라는 식으로 나중이야 어떻게 되든지 간에 우선은 상대방이 사람을 잘못 본 것 틀림없다고 주장하고 보는 것이다.

 

실념(失念 : 깜빡 잊음)

지금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다고 핑계를 대는 것이다. 청문회에서 자주 보았듯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도 정치인들이나 기업가가 자주 이용하는 핑계이다. 이러한 핑계는 너무나 자주 사용되는 만큼, “모르겠다”, “기억에 없다”, “잊어버렸다라는 식으로 표현 형태가 다양하다.

 

협동 행위

일을 저지른 것은 자기만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일을 함께 저지른 공모자나 공범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핑계이다.

 

간접적 원인 강조

 

네 번째로는, 유화적 상황에 호소하는 것이 있다. 이것은 일을 저지른 것이 자신이라는 을 인정하면서도 일이 벌어 간접적인 원인을 강조하는 것이다.

 

 

스케이프 고팅(scape goating : 희생 양 만들기)

자기가 한 행동이 다른 사람의 행동, 혹은 태도에 대한 반응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이 공격은 테러에 대한 응징이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이 이 핑계에 속한다.

 

들으면 너무나 슬픈 이야기

불행했던 과거를 말하면서 자기가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를 강조하는 핑계이다. 불우했던 성장기를 회상하면서 자기가 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를 구구절절이 호소하는 것이 이 유형에 속한다.


핑계에 이처럼  종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핑계가 자주 쓰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핑계에도 나름 효용이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되는 것이긴 하겠지만 핑계와 관련해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사죄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는 핑계를 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핑계만 남발하다가는 상대의 이해를 얻기는 커녕  반감만 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들이  똑똑히 보고 있듯이   사죄를 해야할 때 핑계만 댔다가는  상상 이상의 역효과를 거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