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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2016.09.19 08:22

직관과 변성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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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 의식이라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 밑 부분에는 과학적 해명을 거부해온 미지의 과정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변성의식(altered state of consciousness)이다.

 

신경생물학은 일상 의식이라는 것이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외부 자극의 범위 안에서만 존재할 뿐이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주어지는 자극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갈 때 우리의 의식은 일상의식의 범위를 벗어나 다른 의식 상태로 접어든다.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 주어졌을 때 기절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이렇게 우리가 매일 겪는 일상의식과는 다른 의식 상태를 변성의식이라고 부른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이미 1백여 년 전 종교적 체험의 다양성이라는 책에서 우리의 일상 의식이라는 것이 사실은 아주 특별한 의식 상태라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가 합리적인 의식 상태라고 부르는 정상적인 각성 상태의 의식은, 아주 얇은 막에 의해 의식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단지 하나의 특별한 의식 상태일 뿐이다. 반면에 거기에는 잠재적 형태의 의식상태가 전혀 다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중략) 이러한 형태의 의식 상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일상적 의식 상태와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다


 

위인들 가운데에는 직관과 통찰을 얻기 위해서 변성의식을 이용한 사람들이 많았다. 가장 간단히 변성의식 상태로 들어가는 방법은 몸은 잠들어 있고 의식은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흔히들 MABS(Mind Awake/Body Sleep )라고 말하는 상태이다. 우리가 가끔 경험하는 몸은 지칠 대로 지쳤는데 정신은 말똥말똥한 경우이다.

 

열쇠쥐고 선잠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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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MABS 상태에서 직관을 구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우선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발명왕 에디슨이다. 에디슨은 생각이 막히면 의자에 앉아 선잠을 잤다고 한다. 잠에 완전히 빠지면 큰일이니까 양 손에 쇠구슬을 하나씩 쥐고 그 손을 무릎위에 두었다.

 

그리고 바닥에는 금속으로 만든 큰 접시를 놓아둔다. 잠에 완전히 빠져 버리면 손에 쥔 구슬이 접시로 떨어져 큰 소리를 내기 때문에 잠에서 깨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슨에게는 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MABS 상태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하느냐가 중요했던 것이다.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 역시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직관과 통찰을 구했다. 달리는 가장 위대한 잠재적 영감은 꿈속에 있다고 주장했을 만큼 꿈을 창조성의 원천으로 삼은 사람이다. 꿈은 꾸더라도 깨어나면 기억을 잘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꿈을 바로 기록하는 식으로 꿈을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 갈 수는 있으나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달리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열쇠 쥐고 선잠자기라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에디슨의 방법과 흡사하다. 다른 점이라면 에디슨과는 달리 쇠구슬 대신에 열쇠를 쥐었다는 점이다. 왼손으로 무게가 좀 나가는 열쇠를 쥔다.

 

그리고 안락의자에 앉아 낮잠을 청한다. 그러다 완전히 잠이 들면 열쇠는 밑에 놓인 접시에 떨어져 큰 소리를 내게 되어 잠을 깨게 된다. 달리는 이 방법으로 수많은 초현실적 이미지들을 포착했다고 한다.

 

위인들이 숲속 산책을 즐겼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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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의 작가 스티븐슨도 이 상태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듯하다. 그는 생각이 막히면 그냥 누워있었다고 한다. 단 잠이 들면 안 되니까 한 손을 공중에 뻗어 높은 채 누워 있었다고 한다. 잠에 빠져 버리면 손이 아래로 떨어져 깨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도구를 이용해 MABS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 사람이 전에 이야기했던 존 C. 릴리이다. 릴리는 격리탱크에 들어가 직관과 통찰력을 구했다. 그는 매일 아침 격리탱크 속으로 들어갔다. 격리탱크 속에서는 감각이 차단되어 MABS 상태가 저절로 유도된다. 이 상태에서 아이디어를 구했다.

 

감각차단이 격리탱크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감각차단은 익숙한 숲길을 산책할 때도 유도된다고 알려져 있다. 철학가와 과학자, 그리고 예술가들은 숲속을 산책하기를 즐겨했다. 칸트가 그랬고 베토벤이 그랬다. 그들이 즐겨 산책을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자주 걷는 숲길을 산책하면 특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할 곳이 없다. 모든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보면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상태가 유지된다. 감각기관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일종의 감각차단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그들은 왜 숲길을 산책하면 영감이 쉽게 떠오르는지 정확한 원인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숲속 길을 걷는 것이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것을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변성의식인 꿈은 예로부터 창조성의 원천이라고 알려져 왔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뇌는 움직인다. 따라서 외부로부터 감각의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움직이는 뇌가 이곳저곳을 스캔하다 만들어내는 것이 꿈이다. 따라서 꿈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꿈에는 창조성을 기를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역시 적지 않다

 

꿈은 알고 있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디어더 배럿은 꿈은 알고 있다(The Committee of Sleep)”라는 책에서 꿈에서 영감을 받고 이룩한 업적들이 얼마나 많은지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에는 과학, 미술, 음악, 건축, 발명, 문학 등 각 방면에서 꿈속에서 영감을 얻고 완성된 것들에 대해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과학에서는 우선 벤젠의 구조를 발견한 케쿨레가 유명하다. 벤젠의 구조를 밝히려고 고심하던 그는 어느 날 꿈을 꾼다. 꿈에서는 원자들이 나타났다. 몇 겹으로 겹쳐진 원자들은 뱀이 움직이는 것처럼 꼬여있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뱀 한 마리가 자기의 꼬리를 물고는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이 꿈에서 케쿨레는 비상한 통찰을 얻었다.

 

그 결과 벤젠의 분자는 직선으로 연결된 사슬 구조가 아니라 고리 구조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는 눈을 감고 있거나 졸고 있는 상태에서 원자를 직접 눈으로 보았던 경험이 많다고 했다.

 

뛰어난 인도출신의 수학자 라마누잔은 모든 수학적 발견이 꿈에서 완성되었다고 주장했다. 라마누잔은 정규 대학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면서도 스물다섯살의 나이에 뛰어난 수학적 정리들을 발표했다,

 

영국의 켐브리지 대학으로 건너간 라마누잔은 그곳에서 5년간 연구 활동을 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정리들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수학적 발견이 힌두의 여신인 나마지리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나마지리가 꿈에 나타나 수학적인 영감을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꿈에서 태어난 Yeste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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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가운데에서는 꿈에서 들은 음악을 그대로 발표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람이 비틀즈의 폴 메카트니이다. 그는 어느 날 꿈속에서 감미로운 클래식 현악 앙상블을 들었다. 잠이 깨 침대에서 일어난 그는 꿈에서 들었던 대로 연주해보았다. 선율이 너무 아름다웠고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이래서 태어난 노래가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예스터데이(Yesterday)"라고 한다.

 

미국의 싱어송 라이터인 빌리 조엘은 늘 음악과 관련된 꿈을 꾼다고 한다. 자기가 만들었던 노래들은 모두가 꿈에서 나왔다고 했다. 이 이외에도 꿈에서 힌트를 이루어진 사례는 수없이 많다. 모짜르트, 베토벤도 꿈에서 악상을 얻은 적이 많았다.

 

꿈을 두고는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있는 두 권의 책을 대충 살펴보더라도 이 입장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하버드의대 정신과 교수인 앨런 홉슨의 "(Dreaming: An Introduction to the Science of Sleep)"이다. 홉슨은 이 책의 도처에서 프로이트를 맹공하고 있다. 꿈에 상징적인 의미 따위는 없다는 것이다. 꿈은 꿈일 뿐이라는 입장에 철저하다. 이것이 생리학의 꿈에 대한 입장이기도 하다.

 

반면 앞에서 말한 디어더 베럿의 꿈은 알고 있다는 이와는 180도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어느 것이 맞다고 지금 상태로 단정지을 수 없다. 이것 역시 뇌과학이 더 발전되어야 명확해지겠지만, 언제일지는 기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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