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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지심리학자 카네만(Kahneman, D.)은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사고 체계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시스템 1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이것은 주로 직관에 의하여 지배된다. 시스템 1에서의 사고는 빠르게 이루어지며, 힘이 들지 않아 별다른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적당한 정보를 적당하게 처리하는 시스템1

 

시스템 1은 연합적이며 감정과 연계되어 있다. 또한 그것들은 경험의 지배를 받고 있어 바꾸기도 또 통제하기도 어렵다. 시스템1의 특징은 정확한 정보를 정확한 방법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정보를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대충대충 처리한다는 이야기이다. 그 결과 오류를 범하기 쉽다. 적절한 것이 반드시 정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시스템 2라고 불리는 사고체계는 주로 추론에 의하여 지배받는다. 그것은 의식적이고 사려분별적이다. 의식적인 사고과정이 필요한 만큼 속도가 느리다. 또한 사고과정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규칙을 따르기 마련이다. 이처럼 인지적인 노력이 필요한 의도적인 사고가 시스템 2 사고이다.

 

인지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양의 차이란 것이 사고가 시스템1에서 이루어질지 시스템 2에서 이루어질 것인가를 결정해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다시 말하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사고는 시스템 2로 할당되고 그렇지 않은 사고는 시스템 1로 할당된다.

 

추론이 아니라 직관을 선택하는 것이 오류의 근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스템 2로 할당되어야 할 사고에서도 사람들은 추론이 아니라 직관으로 사고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 2가 아니라 시스템 1로 쉽게 생각해버린다는 것이다. 다음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문제: 야구방망이와 야구공을 샀는데 1달러 10센트가 들었다. 야구방망이와 야구공의 가격 차이는 1달러였다. 그렇다면 야구공은 얼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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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사람들은 10센트라 대답한다. 합계 금액인 1달러 10센트가 1달러와 10센트로 깨끗하게 분리되기 때문이다. 사실 프린스톤 대학과 미시간대학의 학생들 가운데 반 이상이 10센트라 대답했다. 명문대학교의 학생이 이럴 정도이니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답은 5센트이다. 야구공이 5센트이고 야구방망이의 가격이 1달러 5센트가 되어야 양자간에 1달러의 가격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느 정도 추론이 필요한 문제는 시스템 2에 할당되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별 다른 노력이 들지 않는 시스템 1에 할당해버려 오류를 범하고 만다. 간단히 말해 좀 생각해보아야 하는 문제를 아무 생각 없이 대충 찍으려고 하는 것이다.


시스템 2는 직관적 추론이 위반하기 쉬운 규칙들을 알고 있어서 그것을 교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시스템 1이 오류를 범하고 시스템 2가 그것을 바로잡지 못할 때 직관은 오류을 범한다. 따라서 시스템 2의 교정할 수 있는 기능을 용이하게 해주면 직관의 오류는 사라진다.

 

카네만은 이처럼 시스템 1에서의 사고를 비합리적이고 오류를 범하기 쉬운 사고형태로 보고 있다. 그것을 교정할 수 있는 시스템 2에서의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며 시스템2가 우월한 지위에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의 사고가 시스템 1, 시스템 2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처리된다는 이중 처리(dual process)는 연구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중처리론에서 다루고 있는 직관의 개념이 너무 불분명하다.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사고를 모두 직관으로 불러 시스템1에서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직관이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도 있지만 전혀 겪어보지 못한 형태의 것도 있다. (직관이란 무엇인가에서 나오는 예가 대표적)

 

클라인의 RPD 모델

 

사실 모든 인지심리학자가 카네만 같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개리 클라인이라는 인지심리학자는 RPD(Recognition-Primed Decision)이라는 모델을 제안했다. 그는 소방대장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가지 미스테리를 발견했다. 소방대장들은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을 두고 진입을 결정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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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인의 연구에 따르면 소방대장들은 머리 속에 처음 떠오르는 대로 행동하고 있었고 그 결정이 옳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최초의 선택지에 그토록 자신할 수 있는가, 그리고 다른 선택지와 비교도 없이 최초의 선택지를 최선이라 평가할 수 있는가가 클라인의 의문점이었다.

 

연구 결과 소방대장들은 화재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패턴들을 미리 축적해놓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들을 부닥친 상황을 판단, 범주화하기 위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이 결과 상황이 일단 파악되면 소방대장들은 경험으로부터 어떻게 반응해야만 하는지를 자동적으로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은 선택지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한 시뮬레이션의 결과가 좋아 보이면 소방대장들은 바로 행동을 취한다. 시뮬레이션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수정하여 선택지를 발전시킨다. 그리고 만일 결점을 제거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다음 선택지를 택한다.

 

이러한 결과는 추론에 의한 의사결정보다도 직관에 의한 결정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긴급한 결정을 요구하는 소방대의 경우는 직관적인 사고를 할 수밖에 없으며 또 그것이 나름대로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개리 클라인은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직관의 힘이라는 책에서는 직관이란 제 6감이 아니라 학습에 의하여 배울 수 있는 스킬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직관이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필수적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개리클라인의 이러한 견해는 논란의 여지가 상당히 많지만 직관력이란 것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의해 향상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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