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support.jpg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실험에서 동조가 이루어진 중요한 이유의 하나로는 모든 사람들이 일치된 의견을 표명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만장일치가 이루어지는 듯할 때, 거기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다.

 

삐끗하다가는 사사건건 꼬투리나 잡는 까칠한 사람으로 비추어질 우려가 있기도 하고  또 우리가 만장일치는 지고의 선이라는 잘못된 믿음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실험협력자들이 만장일치로 틀린 답을 했다는 사실은 과연 동조가 이루어지는 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을까? 애쉬는 정답을 말하는 사람의 수를 변화시켜가며 다양한 실험을 실시했다. 진짜 피험자를 두 명 포함시키기도 하고 시종일관 정답을 말하는 실험협력자를 붙이기도 했다.

 

지지자가 하나라도 있으면 오답률은 4분의 1

 

실험 결과를 보면 동의자가 있는 상황에서 오답률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보다 4분의 1로 떨어졌다. 한 사람이라도 동의하는 사람이 있다면 동조가 일어나는 정도는 급격히 낮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몇몇 시행에서는 혼자서 할 때와 비슷한 95% 이상의 정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는 사람이란 자기의 의견이 지지받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진실을 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동조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동력은 만장일치라는 것을 이 결과는 말해준다.


애쉬의 실험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사실 애쉬의 실험의 묘미는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실험실에서 배신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다. 즉 쭉 정답을 말해오던 실험협력자가 갑자기 틀린 답을 말하기 시작한다. 의지를 하고 있던 동의자가 갑자기 자기의 의견을 바꾸어 다수 쪽에 붙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다 짜고하는 짓이다.

 

이런 상황에 닥치면 피험자가 느끼는 당혹감은 대단할 것이다. 누구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넘 하나 믿고 쭉 정답을 말해왔는데,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실험에는 동의자 변절과 동의자 퇴장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실험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처음부터 6번째 시행까지 한 명의 실험협력자(동의자)가 계속 정답을 말한다. 물론 다른 실험협력자들은 오답을 한다. 그러다 7번째 시행부터 정답을 말하던 실험협력자가 갑자기 표변해 오답을 말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동의자 변절 조건이다.

 

애쉬는 이 실험과의 비교를 위하여 또 다른 조건의 실험도 실시했다. 이 조건은 처음에는 앞에 말한 실험과 똑같지만 7번째 시행부터 달라진다. 6번째 시행이 끝나고 7번째 시행으로 접어들 무렵 동의자는 화장실을 간다며 갑자기 실험실에서 퇴장한다. 그리고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이 동의자 퇴장 조건이다.

 

눈앞에서 이루어지는 배신이 가장 아프다

 

이 두 가지 조건은 7번째 시행에서부터 동의자가 없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한쪽은 변절하여 다수에 붙었고 다른 한 쪽은 동조자가 없을 뿐, 심리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즉 동의자 퇴장 조건에서는 설사 다른 사람은 다 틀린 답을 말할지라도 화장실에 간 동의자가 있었다면, 그리고 화장실에서 돌아온다면 자기와 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라고 마음속으로나마 지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support.jpg


그림은 실험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그림에 나타나 있는 대로 양 조건 모두 9회 이후에서 오답률이 급증한다. 그러한 가운데에도 양 조건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동의자가 퇴장한 조건에서는 7번째와 8번째의 오답률은 거의 0%를 기록했다. 조금 있으면 화장실에 간 동의자가 돌아올 터이니 그 때까지 자기라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마음 이해된다.

 

하지만 동지가 돌아올 때까지 나라도 잘하고 있자는 마음은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동의자가 돌아오지 않자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동의자가 나타나지 않는 9번째 시행에서는 갑자기 오답률이 20% 대로 치솟는다. 동의자가 안 오는구나 생각하면서 결국은 집단의 압력에 굴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에 비해 동의자가 변절하는 조건에서는 7번째부터 오답률이 오른다. 하지만 오답률이 아직은 10% 대이다. 동의자가 갑자기 틀린 답을 이야기하자 어리둥절하기는 했지만 아마도 실수겠지”, “저 넘이 미쳤나하는 가벼운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변절 후 두 번째인 8번째 시행까지도 이러한 마음이 유지된다.

 

하지만 세 번째인 9번째까지 동의자가 틀린 답을 말하자,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은 집단의 압력에 굴복하기 시작한다. 동의자가 배신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결국 오답률이 30%대로 오른다. 이렇게 보면 모든 일에서 세 번째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듯하다. 양 조건 모두에서 퇴장과, 변절 후 3번째인 9번째 시행에서 오답률이 급격하게 오르기 때문이다,

 

이 두 조건의 차이라면 전자의 경우에는 눈앞에서 자기의 의견이 버림을 받는다는 것이고 후자에서는 당장은 자기의견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당장은 자기의 의견을 지지받지는 않지만, 화장실에서 돌아오면 내 의견과 같겠지 하는 심리적인 지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림에서 보는 대로 모든 시행에서 동의자 퇴장 조건은 동의자 변절조건 보다 오답률이 훨씬 낮다.


이것은 눈앞에서 자신의 의견이 버림받는 것 보다는 심리적으로라도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동조에 저항이 일어날 확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의 의견이 눈앞에서 부정되는 것보다는 당장은 눈앞에 없더라도 동의를 얻을 듯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위안을 얻고 그 결과 동조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이 실험 결과는 말해주고 있다.

 


?

  1. 어둠 속의 일탈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된다면 사람들은 평소와는 달리 행동한다. 평소에는 주저하던 비상식적 행동에 나서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 결과 파괴적이 되기도 하고 공격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비상식적인 행동이 반드시 폭력적이거나 파괴적이기만 한 것...
    Date2017.01.16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2. 가슴이 뛴다고 해서 다 사랑인 것은 아니다: 감정환기의 오귀인

    급격한 감정을 의미하는 정동과 관련해서는 흥미로운 실험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에서 백미라면 역시 더튼의 실험일 것이다. 이 실험은 매스 미디어에서도 자주 다루어졌기 때문에 아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더튼의 실험은 캐나다 캐필라노(Capilano)강 상류...
    Date2017.01.13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3. 소리가 우리를 속일 때.

    내가 왜 흥분했지?: 정동 2요인론에서 인용한 샤크터의 실험은 약물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생리적인 반응을 끌어낸 경우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생리적인 반응은 전혀 일으키지 않은 채 사람들이 자신이 흥분해 있다고 믿게 만든 발린스(Valins,S.)의 실험을 살...
    Date2017.01.12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4. 핑계의 종류

    우리는 사회생활을 해나가면서 되도록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으레 그렇듯이, 반드시 바라는 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의도와는 전혀 달리 엉뚱한 결과를 빚어낼 수 있고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주위 사람들...
    Date2017.01.10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5. 연애의 3단계: SVR이론

    사회심리학에는 사람들의 친밀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에는 어떠한 심리적인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분석한 연구들이 많이 있다. 결혼만큼 친밀한 인간관계가 있을 수 없으니 결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결혼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Date2017.01.09 Category대인매력 Byrokea
    Read More
  6. 멍석을 깔아주면 왜 하던일도 안할까?

    “자 이제 놀 만큼 놀았으니 집에 가서 공부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집에 들어갔다. 우선 마른 목을 축이려 물을 마시고 있는데, 엄마가 한마디 한다. “너는 놀기만 하고 공부는 언제 할거니? 5학년이나 됐으면서 맨날 놀기만 하구. 너 참 큰일이다.” “지금 하...
    Date2017.01.06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7. 내로남불의 심리 : 귀인오류

    사람이란 무슨 일이 잘 되면 다 자기가 잘난 덕이고 안되면 조상 잘못 둔 탓을 한다. 자기가 승진하면 자신의 능력이 대단해서이고 다른 사람. 특히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승진하면 다 줄을 잘 섰거나 아부를 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자기가 하면 ...
    Date2017.01.05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8. 내가 왜 흥분했지?: 정동 2요인론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흥분을 한다. 무섭거나 놀랐을 때는 물론 즐겁거나 슬플 때에도 흥분을 한다. 화를 참지 못해 흥분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희비노공과 같이 갑자기 일어난 일시적인 감정을 정동(affect)이라고 부른다. 정동으로 흥분했을 ...
    Date2017.01.04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9. 호감도를 높이는 데에는 자주 얼굴을 보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단순접촉 효과

    사람이란 자주 보면 볼수록 상대에 호의를 느낀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접촉(mere exposure) 효과라고 부른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자이언스(Zajonc, R.)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하여 단순접촉이 상대방에 대한 호의도를 증진시킨다는 것을...
    Date2016.12.28 Category대인매력 Byrokea
    Read More
  10. 팀워크, 노는 사람 꼭 있다: 사회적 태만

    스포츠경기에서만이 아니라 기업에서도 팀워크만이 살 길인 양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일사불란한 팀워크로 일에 매달리면 문제해결이 용이하고 커다란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팀워크야말로 마법이며 절대선인 양 여기는 풍...
    Date2016.10.19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11. 회의를 하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때

    회의가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회의가 만능인 것은 결코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의를 하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때도 있다. 회의에서 다루는 과제에 따라서 중지를 모으는 것이 한 사...
    Date2016.10.15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12. 사랑받는 성격은 따로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대화를 나누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사이에는 공통점이 참 많네요”라고 말하며 흐뭇해 하는 장면을 가끔 볼 수 있다. 서로 사랑할 기반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사랑을 시작해보자는 뜻이겠다. 사실 ...
    Date2016.10.14 Category대인매력 Byrokea
    Read More
  13. 눈앞에서 배신을 당했을 때 : 애쉬의 동조실험(2)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실험에서 동조가 이루어진 중요한 이유의 하나로는 모든 사람들이 일치된 의견을 표명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만장일치가 이루어지는 듯할 때, 거기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다. 삐끗하다가는 사사건...
    Date2016.10.11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14. 집단에 굴복할 때: 애쉬의 동조실험(1)

    회의나 모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묵묵히 지켜봐야 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더구나 한 의견이나 결정을 압도적인 다수가 지지하는 듯이 보인다면, 그것들이 아무리 불합리하게 보이더라도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것 자체가 ...
    Date2016.10.11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15. 역할은 사람을 이렇게 바꾼다:모의감옥 실험

    짐바도(Zimbardo, P)의 모의감옥 실험은 Experiment라는 영화로도 제작되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이 실험은 윤리적인 문제로 중도에 포기해야 할 만큼 쇼킹한 결과를 보여주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죄수 체포도 진짜 경찰이 했다 1971년 실시된 실험의 ...
    Date2016.10.10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16. 우리는 얼마나 명령에 약할까: 밀그램의 복종실험

    나치의 유태인 학살, 보스니아의 인종청소, 르완다 학살.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학살로 점철되어 있다. 우리는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분노하고 치를 떤다. "세상에 이런 나쁜 넘들이 다 있나" 하면서.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러한 학살을 명령한 것은 한...
    Date2016.10.07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17. 신고식, 세게 할 것이냐, 약하게 할 것이냐.

    한 집단에 새롭게 들어오는 구성원에게 환영을 겸하여 행해지는 의례를 총칭하여 가입의례(initiation)라 한다. 신입생 환영회, 신입사원 환영회가 대표적이다. 가입의례의 순기능이라면 새로운 구성원들에게 집단의식을 고양시키고 집단에 대한 충성도나 기...
    Date2016.10.05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18. 미녀는 외롭다

    뛰어난 미녀일수록 외로운 법이다. 접근할 엄두조차 내기 힘든 매력적인 여성일수록 더 더욱 그렇다. 매력적인 여성들이 외로운 이유는 단순하다.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부탁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부탁을 하고 또 그것을 들어준다는 것...
    Date2016.10.04 Category대인매력 Byrokea
    Read More
  19. 연애나 결혼은 외모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이루어진다

    외모 관련 연구들을 보는 한 외모가 빠지는 사람들은 결혼도 연애도 불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지독할 정도로 외모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 생활으로 눈을 돌려 보면 연애나 결혼이 미남미녀만의 전유물만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바로 ...
    Date2016.10.03 Category대인매력 Byrokea
    Read More
  20. 안 예쁘면 도와주지도 않는다: 대인매력

    연애나 결혼 뿐 아니라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외모의 역할은 대단하다. 가령 어려운 처지에 있어도 얼굴이 예쁘지 않으면 도움을 받기 어렵다. 사람이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살아가는 존재인데 외모가 빠지면 이런 기본적인 것에서 조차 부당한 대...
    Date2016.10.02 Category대인매력 Byrokea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