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학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까닭은 ?

by rokea posted Sep 0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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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까닭에 소변금지라 적혀있는 곳에 소변을 보는 사람이 더 많고, 낙서금지라고 써진 곳에는 오히려 낙서가 더 많기 마련이다. 들여다보지 말라고 하면 사람들은 오히려 더 들여다본다. 물건이 없다거나 다 떨어졌다고 하면 더 갖고 싶어진다.

 

왜 이런 마음이 생겨나는 것일까? 이러한 마음이 생겨나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의 권리라고 인정하고 있는 자유선택권과 관계가 깊다. 자유선택권이란 모든 것을 남의 강요가 아니라 자기의 뜻으로  선택하고 싶어 하는 우리들의 심리적인 경향을 말한다. 이러한 자유선택권이 침해되거나침해받았다고 느낄 때, 마음 속에서는 자유를 회복하려는 동기가 일어난다. 이러한 동기가 생겨난 상태를 사회심리학에서는 심리적 반발(psychological reactance)”이라고 부른다.


심리적 반발로 비롯되는 현상은 너무나 많다. 주위가 반대하는 사랑은 더 불타오른다는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 헤어진 연인을 못잊는 것, 홈쇼핑에서 매진박두라 하면 주문이 폭주하는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선택의 자유에 너무 집착한다


심리적인 반발이 일어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지금 누군가가 당신을 설득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으레 그래왔듯이 자신이 여러 가지 가운데에서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당신에게 특정한 것을 선택하도록 설득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선택할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 또한 설득의 목적이나 방법에 의구심을 가질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단계에서 심리적 반발이 생겨난다.

 

심리적인 반발이 환기되면 사람이란 다른 사람이 설득한 것 이외의 것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자유를 회복하려고 한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한 것 이외의 다른 것을 일부러라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 말라고 할 때만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인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도 심리적 반발이 생겨난다. 가령 프로젝트나 숙제, 그리고 시험이라는 상황은 심리적 반발이 생겨나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들은 일이나 공부 이외의 다른 것을 선택할 자유를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프로젝트 마감을 앞두고 일에 전념해도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무협소설을 읽는다든지, 게임을 한다. 잃어버린 선택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서이다. 학생들이 중간시험이나 기말시험을 앞두고 영화관을 찾는 것 역시 이러한 심리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을 핑계거리로 이용하면 지난번에 말한 셀프핸디캐핑이 된다.

 

떠나 보낸 것일수록 소중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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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반발과 관련된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대상은 심리학개론을 수강하는 듀크대학의 학생들이었다. 실험은 2일간에 걸쳐 4종류의 음악레코드를 듣고 그것을 평가하면 되는 간단한 것이었다. 실험이 끝나면 들었던 4개의 레코드 가운데에서 원하는 한 가지가 사례로 제공된다고 했다.


첫날은 학생들은 4가지의 음악을 듣고 호감도를 평가하는 것만으로 끝났다. 이튿날 학생들이 실험장소에 도착해보니, 오늘도 전날과 똑같은 곡을 듣고 평가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실망하는 기색의 학생들에게 레코드회사의 담당자는 같은 곡을 이틀에 걸쳐 듣는 것이 레코드를 평가하는 것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레코드회사의 담당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이 테스트가 끝나면 원하는 레코드를 드리게 되어 있었습니다만 착오가 생겼습니다. 네 가지 레코드 가운데 하나가 실수로 배달이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지금 도착해있는 3종류 가운데에서 원하시는 것 하나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실수로 실험장소로 배달되지 않은 레코드는 희망해도 받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듣고 바로 학생들은 4종류의 레코드를 들은 뒤 평가를 했다. 실험결과를 보면 배달되지 않았던 레코드의 평점을 전날보다 더 올린 학생들이 70%나 되었다. 자유선택권이 4분의 3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심리적 반발이 생겨난 결과이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반발은 가질 수 없게 된 레코드의 평가를 올리는 형태로 나타났던 것이다.

 

심리적 반발은 위협받는 자유가 중요할수록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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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인 반발은 위협받는 자유가 본인에게 중요할수록 일어나기 쉽고 또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가 클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다. 자기의 자유가 제한을 받고 있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심리적 반발이 커지는 것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어느 지하철역 구내 화장실 안에 낙서를 금지한다는 메모판을 걸어놓았다. 메모판의 문구는 낙서 엄금!”이라는 강한 어조와 낙서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부드러운 어조의 두 가지가 준비되었다. 각각의 메모판에는 권위있다고 여겨지는 지하철 역장과 권위가 별로 없다고 여겨지는 청소부 아줌마의 서명이 명기되어 있었다. 문구와 서명을 조합해 총 네 가지의 메모판이 준비되었던 것이다.

 

메모판은 두 시간 간격을 두고 회수되어 그 위에 적혀진 낙서의 양이 비교되었다. 그 결과 가장 낙서가 많았던 것은 지하철 역장이 서명한 낙서 엄금!”이라는 메모판이었다. 가장 적었던 것은 청소부 아줌마가 서명한 낙서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메모판이었다.


낙서를 하지 말라는 문구를 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낙서할 자유가 침해받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심리적 반발은 평소라면 낙서를 하지조차 않을 사람들까지 낙서를 하게 만들었다.


금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그리고 그것이 권위가 있을수록 오히려 낙서를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은 강한 어조와 권위 있는 서명이 자기의 자유를 더 제한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심리적인 반발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더 많은 낙서라는 형태로 나타났던 것이다.

 

심리적인 반발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심리적인 반발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어찌보면 단순한 심리적 반발 때문에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심리적 반발은 인간관계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망칠 수 있을만큼 파괴적인 우리들의 심리적인 성향인 것이다. 만약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앞두고 엉뚱한 일을 할 때가 많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자신의 머리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심리적 반발이 비수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반드시 머리속에 담아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