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합니다.
거의 20년 전쯤 같은 이름의 블로그를 티스토리에서 운영했습니다. 2007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으니 정확히는 18년 전이네요. 그 후 몇 년간 티스토리에서 운영하다, 심리테스트 요청이 많아 심리테스트가 가능한 디지털오션으로 서버를 옮기긴 했습니다. 그때는 다음이 티스토리에 진심이던 시절이라 지원이 많았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쓴 글이 다음 메인에 소개되어 엄청난 방문자에 놀라기도 했고 낯선 이들이 남긴 댓글 하나에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그 때 익숙했던 티스토리 블로그들은 거의 문을 닫은 듯합니다. 그 시절이 그립다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시간은 흘렀고, 저 역시 많이 달라졌습니다. 다만, 지금 다시 이곳을 열며 그때보다 조금 더 느리고, 덜 조급한 마음으로 다시 써 보려 합니다.
이 블로그에서 앞으로 다루게 될 이야기들은 주로 심리학, 오해, 갈등, 감정, 사회 변화 같은 주제들입니다. 대중서로 출간될 원고들과도 닿아 있고, 그보다 조금 더 느슨하고 사적인 생각들도 포함될 것입니다.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조회수’에 흔들리거나, ‘노출’에 매달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보다는 한 번이라도 다시 곱씹어 읽히는 글, 누군가에게 생각의 실마리가 되는 문장 하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글들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다만 이 공간이, 지금 여기의 생각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작은 닻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몸상태가 허락하지 않았지만 무언가를 쓰기에는 마음이 분주했고, 마음이 잠잠해질 즈음엔 이미 쓸 말을 잊어버린 듯했습니다. 그러다 아주 오랜만에 정말 오랫만인 14년만에 책 한 권을 썼습니다. 예전 같으면 다 쓰고 나서 블로그에 소식을 먼저 올렸을 텐데, 이번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멋쩍음이 먼저였습니다. 이렇게 긴 공백 뒤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새 책을 냈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조금은 머쓱했습니다. '다시 글을 쓰겠다'는 말이 너무 무겁게 들릴까 걱정도 됐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다시 시작하는 데 그리 거창한 이유가 필요할까 싶습니다. 그저 지금처럼 ‘다시 쓰고 싶어졌기 때문’이면 충분하겠지요.
그래서 일단 이렇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봅니다. 아무래도, 다시 시작합니다
다음 글에서 이번에 나올 예정인 책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