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사회심리학
2016.06.26 16:18

예언이 빗나갔을 때: 광신의 심리(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team.jpg


신흥종교나 소수집단종교들은 교세 확장의 수단으로 말세론을 자주 이용한다. 신도들에게 위기감과 공포심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들만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일종의 선민의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교세를 단시간에 확장시키는 데에는 말세론만한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말세론이 효과를 가지려면 운명의 날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닥쳐야 한다. 또 그 시기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100년 뒤에 운명의 날이 온다고 해봐야 코방귀 뀔 사람 별로 없다. 따라서 말세론이 효과를 가지려면 적어도 5년안의 특정한 날에 심판이 내려진다고 주장해야 한다.


따라서 말세론을 주장하는 종교들은 2017122523시라는 식으로 운명의 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이 양날의 칼이 된다. 다가올 운명의 날이 분명해짐으로써 신자들의 신앙심은 깊어지고 교세도 확장되기 마련이다. 동시에 만약 그 날이 아무 일도 없이 평온하게 지나버린다면 종교 교단이 입는 데미지는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언제나 있어온 광신의 심리


team.jpg

 

말세론과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도 한 차례 심각한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19921028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는 다미선교회를 비롯한 종말론 교회들이 벌인 이른바 시한부 종말론소동이다.


운명의 날을 일찌감치 앞두고 시한부종말론을 따르는 상당수의 신도들은 생업과 가정을 포기한 채 휴거에 대비하는 집단생활에 들어갔다. 이들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벌인 이른바 '10·28 휴거 소동'은 광적인 신자들의 가정 파탄과 가출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정작 1028일은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처구니없는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나고 만 것이다.


매스컴은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라는 식으로 보도했고, 사람들은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 때의 광신자들 가운데에는 아직도 종말론이 유효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광신이란 이처럼 무서운 것이다. 시한부 종말론 소동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물의를 일으켰지만, 이 사건의 전모와 신자들의 심리적인 변화를 이해할 만한 학술적인 보고는 없다.


team.jpg


하지만 이와 비슷한 종말론 소동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절대로 드문 예가 아니다. 늘 있어 왔다. 따라서 사회심리학자들이 직접 참여, 관찰해 신자들의 심리적인 변화를 기록한 연구가 상당히 존재한다. 이 가운데에서 가장 유명한 케이스인 레이크시티 그룹을 보면서 광신의 심리를 살펴본다.


레이크시티 그룹사건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 지구밖에 있는 정령들로부터 메시지를 수신하는 여성 교주를 중심으로 하는 레이크시티 그룹이라는 소수파 종교 집단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어느 날 교주는 정령으로부터 중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신도들에 전했다.


그것은 곧 대홍수가 지구를 덮쳐 세계는 멸망하게 되고, 신자들만이 UFO에 의하여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교주는 운명의 날이 올 때까지, 신자들은 되도록이면 신자가 아닌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라고 했다. 또 마음의 준비를 하며 그날을 기다리도록 신자들에게 교시했다.


홍수가 올 것이라고 예언된 날 저녁, 신자들은 자신들을 구원해주러 올 UFO를 기다리기 위하여 한 신자의 집에 모였다. 하지만 밤이 지나고, 이튿날이 되어도 홍수도 UFO도 찾아오지 않았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 때 보여준 신자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신자들은 교주와 교단이 사기쳤다고 난리 법석을 피웠을까? 지금까지 자기들이 바친 돈과 시간을 보상하라고 소동을 피웠을까?

 

인지부조화 이론과 행동변화

 

신자들이 보여준 반응과 심리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심리학의 인지부조화 이론(cognitive dissonance theory)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사회심리학에서 일세를 풍미했던 이론으로서 사회심리학을 대표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론을 이미 접해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복습의 의미로 다시 한번 살펴 보자.

인지적 불협화이론이란 다음과 같다.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인지나 견해가 있으면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불쾌하게 된다. 그 결과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느 한 쪽을 바꾸려한다. 여기서 인지란 생각이나 믿음으로 보아도 좋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살펴보자.


team.jpg


당신이 흡연을 즐기는 애연가라고 치자. 어느날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 중 TV 뉴스에서 흡연자의 폐암사망률이 보통 사람의 10배라고 하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같이 본 가족들이 거봐, 아빠 담배 끊어야 한다니까라고 이야기하는 건 당연하겠다. 요즘이야 담배 피는 사람들, 집이나 직장에서 사람대접 받기 어려우니까 당연히 이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떠한 반응을 보이게 될까?.

 

나는 담배를 피운다라는 생각과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의 그것보다 10배나 높다. 그러니 나도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라는 생각은 서로 모순되어 마음속에서 불협화를 일으킨다. 그 결과 심리적으로 불쾌한 상태가 유발된다. 따라서 불쾌감을 없애기 위한 동인이 심리적으로 발동될 수밖에 없다. 사람은 쾌를 추구하는 존재이니까 너무나 당연하다.

 

심리적인 불쾌감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는, (1)TV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여 담배를 끊는다, (2)점점 의학이 진보하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새로운 정보를 마음대로 더해 무시해버린다, (3)“주위사람도 다 괜찮은 데, 무슨 얘기냐, 쓸데없는 소리라고 정보를 왜곡해버린다라는 3가지가 있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택할까? 대다수는 (1)번 보다는 (2),(3)번을 택해 다 체질 나름이라고 주장하기 마련이다. (1)번의 경우에는 행동을 바꾸어야 하지만, (2), (3)번은 생각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대개 쉬운 쪽을 바꾸는 선택을 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 다르면 끽연과 암과의 관련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라는 항목에 비흡연자의 10%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흡연자의 경우에는 40%에 달했다. 흡연자는 나름대로 심리적인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포도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 속에서 여우는 먹음직한 포도를 따먹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한다. 하지만 결국 힘만 뺏을 뿐, 도저히 딸 수 없다는 것을 안 여우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만다. 그냥 가면 좋을 텐데 자존심이 상한 여우는 그깟 신포도, 주어도 안 먹는다라고 한마디 내뱉는다.


여우의 마음속에서 포도가 맛있어 보인다라는 인지와 온갖 노력을 해도 따먹을 수가 없다라는 인지는 서로 모순되어 심리적 불쾌감을 유발했다. 어느 한쪽 생각을 바꾸어야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온갖 노력을 해도 따 먹을 수가 없다라는 인지는 사실이다보니 바꿀래야 바꿀 여지가 없다.


여기서 바꿀 수 있는 것은 포도가 맛있어 보인다라는 인지뿐이다. 결국 포도가 시어 터져 맛없을 것이라고 생각해버리게 된다. 심리적인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참 한심해 보이는 이야기지만 우리들 모두가 이런 식의 행동을 하루에도 몇 번씩은 하고 있다. 이 인지부조화 이론으로는 사람이 어떠한 식으로 합리화를 할까를 예측할 수 있다. 레이크 시티 신자들의 심리가 어떠했을까? 인지부조화 이론의 관점에서 생각해본다. (계속)


예언이 빗나갔을 때:광신의 심리(2)로












?

  1. 예쁘면 다다: 대인매력의 심리

    6,70년대는 실험 사회심리학의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훌륭한 실험들이 많았다. 밀그램(Milgram)의 전기 고문 실험, 짐바도(Zimbardo)의 간수 실험, 더튼(Dutton)의 흔들거리는 다리 실험 등 지금은 심리학 전공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실험들...
    Date2016.10.01 Category대인매력 Byrokea
    Read More
  2. 마음이 먼저? 행동이 먼저?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속마음이야 들여다 볼 수 없으니 직접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행동을 보고 속마음을 추측할 수밖에 없다. 가령 공원에서 포옹을 하고 있는 남녀를 보면, “쟤들은 정말로 좋아...
    Date2016.09.30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3. 돈의 패러독스

    인지부조화 이론은 일세를 풍미한 이론이었던 만큼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Chapanis와 Chapanis(1964)의 방법론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Bem의 "태도변화를 설명하는 데에 굳이 인지부조화라는 개념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비판에 이르기까지 참...
    Date2016.09.29 Categoryclassics Byrokea
    Read More
  4. 웃으면서 화낼 수 있나요?

    운전하다 신호에 걸려 정지선의 맨 앞 쪽에 정차라도 하게 되면 바로 뒤의 차가 신경 쓰인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빵빵거려대기 마련인 클랙슨 소리가 듣기 싫어서이다. 되도록 빨리 발차를 하려고 하지만 성질 급한 넘들은 신호가 바뀌기 전부터 빵빵거려대니 ...
    Date2016.09.28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5. 단돈 10센트의 위력

    보통 자기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우리는 기분파라고 부른다. 기분파들은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행동을 종잡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기분파 상사를 최악의 상사로 꼽는 사람도 있다. 기분파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들도 ...
    Date2016.09.27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6. 미국의 독신자 관련 통계

    1980년대에 버크아이 독신자 위원회는 독신생활자와 그들의 사회에 대한 공헌을 기리기 위해 오하이오주에서 독신자 주간을 시작했다. 요즘 이 독신자 주간은 ‘ 비혼 및 독신 미국인을 위한 주간(Unmarried and Single Americans Week)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되...
    Date2016.09.18 Category조사 Byrokea
    Read More
  7. 거짓 기억 ( False Memory)

    우편물이 하나 도착했다. 비슷한 또래의 사촌이 보낸 것이다. 우편물을 뜯어보니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들어있다. 대여섯 살 때의 나와 사촌이 유원지에서 찍은 사진인 듯하다. 동봉된 메모를 보니 사촌이 짐을 정리하다 찾아내, 반가운 마음에 보냈다고 했다....
    Date2016.09.03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8.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까닭은 ?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까닭에 소변금지라 적혀있는 곳에 소변을 보는 사람이 더 많고, 낙서금지라고 써진 곳에는 오히려 낙서가 더 많기 마련이다. 들여다보지 말라고 하면 사람들은 오히려 더 들여다본다. 물건이 없...
    Date2016.09.02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9. 효과적인 갈등처리법

    회사가 재미있어서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회사 내 인간관계에 트러블이라도 있게 되면 회사 자체에 정내미가 떨어진다. 특히 하루 종일 얼굴을 마주치고 지내야 하는 팀 조직원간의 인간관계에 문제라도 생기면 “요즘 회사가 재미없어서.”라는 말...
    Date2016.08.19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10. 아부는 언제 먹힐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간관계에서 아부는 잘 먹힌다. 우리나라는 물론 비교적 합리적인 인간관계가 지배한다는 미국 사회에서도 아부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아부성 발언에 흡족해하는 것은...
    Date2016.08.12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11. 사죄하면 낯이 깎인다?

    사죄란 상대에 용서를 구함으로써 곤경에서 탈출하려고 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언어적 표명이다.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반성하며 용서를 구하는 사죄도 있겠지만, 철저한 자기반성 없이 용서만을 구하려는 사죄도 있다. 후자와 ...
    Date2016.07.28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12. 원폭투하자들은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까

    1945년 8월6일 에놀라 게이호는 히로시마 상공에 원자폭탄을 투하한다. 그 결과 사망자 7만8천명, 실종자 1만명, 부상 3만7천명이라는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한다. 단 1번의 공격으로 입힌 피해로는 사상 최고의 기록일 것이며 이것은 깨어져서도 안 되는 기...
    Date2016.07.19 Category심리학 일반 Byrokea
    Read More
  13. 긍정주의는 과연 만능일까

    요즈음처럼 긍정적인 태도가 강조되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긍정 일색이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만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잘 풀릴 듯한 생각이 저절로 든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
    Date2016.07.04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14. 예언이 빗나갔을 때: 광신의 심리(2)

    예언이 빗나갔다는 사실에 직면한 레이크시티 신자들의 심리는 어떠했을까? 물론 처음에는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그들 역시 당혹해 했다. 신자들은 예언이 빗나갔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무엇이라 말을 하긴 해야 하는데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Date2016.06.27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15. 예언이 빗나갔을 때: 광신의 심리(1)

    신흥종교나 소수집단종교들은 교세 확장의 수단으로 말세론을 자주 이용한다. 신도들에게 위기감과 공포심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들만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일종의 선민의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교세를 단시간에 확장시키는 데에는 ...
    Date2016.06.26 Category사회심리학 Byrokea
    Read More
  16.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 샤덴프로이트의 심리

    행복 수준을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인간관계와 관련해 지금 내가 행복한가를 판단하는 데에는 굳이 복잡한 척도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지금 나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샤덴프로이트(schadenfreude)인가의 여부만 살펴보는 것으로...
    Date2016.06.24 Byrokea
    Read More
  17. 나에게 더 이상의 상승은 없다: 상승정지증후군

    앞에서 본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과는 달리 남성들이 주로 고통을 겪는 증후군도 있다. 상승정지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증후군이란 말의 상당수가 그렇듯이 이것 역시 일본에서 들어왔다. 인터넷을 보면 rising-stop syndrome이라고 같...
    Date2016.06.22 Category심리학 일반 Byrokea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