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이제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위로의 말을 건넬 줄도 압니다. “그건 많이 힘드셨겠어요.” 하지만 이 말이 위로가 되는 이유는, 단어 때문이 아닙니다. 그 말 뒤에 ‘진심이 있다’고 느껴질 때만 공감이 됩니다.
- 공감은 정보가 아니라 감정의 연결
AI의 공감은 문장 단위의 반응, 즉 패턴 기반의 공감입니다. 상대의 감정을 ‘이해했다’기보다, 비슷한 상황에서 통계적으로 가장 위로가 되었던 문장을 찾아 제시하는 거죠. 그러나 인간의 공감은 감정의 동조(emotional resonance)입니다. 상대의 말에 마음이 움직이고, 함께 아파하거나 기뻐하는 반응이죠. AI는 문장을 이해할 뿐, 그 떨림을 느끼지 못합니다.
- 인간이 공감을 느끼는 이유
심리학에서 공감은 단순한 친절이 아닙니다. 상대의 감정을 자신의 경험으로 번역하고, 그 감정을 다시 상대에게 되돌려주는 과정입니다. 이때 필요한 건 기억, 맥락, 감각, 그리고 자기인식(self-awareness)입니다. AI는 그중 어느 것도 ‘느낄 수’ 없죠.
- 공감의 시뮬레이션이 낳은 착각
문제는, AI가 공감을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 너무 정교해졌다는 겁니다. 이제 우리는 기계의 공감을 진짜 감정처럼 느끼는 착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감정의 교류가 아니라, 감정의 모사(模寫)입니다. 이 경계가 무너질수록, 우리는 인간적 감정의 진위를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 공감의 본질은 여전히 인간에게
AI가 공감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그 감정을 함께 느낄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진짜 공감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습니다. 기계가 정교해질수록, 오히려 우리의 공감 능력이 더 중요해집니다. 진심 없는 세상에서, 진심은 새로운 희소 가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
당신은 AI의 위로를 ‘진심’으로 느껴본 적이 있나요? 누군가의 말이 마음에 닿을 때, 그건 단어 때문인가요, 아니면 온기 때문인가요? 그리고 기술이 완벽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이 공감하게 될까요, 아니면 더 덜 느끼게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