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OECD가 발표한 TALIS 2024(교원·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교사들의 근무 환경과 직업 만족도에는 양가적 특징이 드러났습니다.
한국 교사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43.1시간으로 길지만, 실제 수업 시간은 18.7시간에 그쳐, 수업 외 행정·민원 대응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주요 원인으로는 학부모 민원(56.9%), 행정업무, 학생 문제 행동 등이 꼽혔습니다.
교직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비율은 35.2%로 OECD 평균(22%)보다 높았지만,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응답은 21%로 조사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교직이 장점이 많은 직업이라고 답한 비율은 76.9%로 OECD 평균(73.9%)보다 높았습니다.
즉, 교사들은 교직에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높은 피로와 회의감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죠.
🧠 심리학적 해설
- ‘이중 구속(Double Bind)’ 상황
교직은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의미 있는 직업이지만, 동시에 과중한 행정·민원 업무 때문에 만족감과 회의감이 공존하는 이중 구속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모순은 심리적 번아웃과 직업적 정체성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사회적 인정과 개인적 경험의 괴리
“교직은 존중받는 직업”이라는 사회적 평가와 “나는 후회한다”는 개인적 경험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습니다. 이 간극은 교사들이 ‘나의 고충이 사회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게 만들며, 고립감과 무력감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 스트레스 요인: 통제 불가능한 외부 압력
교사 스트레스의 1위가 학부모 민원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즉, 수업이나 학생 지도보다 외부에서 주어진 요구가 교사의 정서적 자원을 고갈시키는 주 요인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직무 스트레스 이론(Job Demand-Resource Model)에서 말하는 ‘높은 요구 + 낮은 자원’ 구조와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 교직 번아웃의 사회적 파급
교사가 번아웃 상태에 빠지면 단순히 개인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학생의 학습 경험, 학부모와의 신뢰, 나아가 교육 제도 전반의 신뢰로까지 연결됩니다.
즉, 교사의 심리적 상태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파급 효과를 가집니다.
TALIS 2024 핵심 요약 (한국 기준)
기본 통계/특성
한국 교사의 평균 연령은 약 42세로, OECD 평균(약 45세)보다 젊은 편입니다.
여성 교사의 비율이 71%로, OECD 국가 평균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다만, 비(非)교직 경험을 갖고 있다거나 후에 교직으로 전환한 교사 비율은 OECD 평균보다 낮은 편입니다.
근무 여건 / 업무 부담
한국 교사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43.1시간, 그중 수업 시 간은 18.7시간으로, OECD 평균과 비교하면 근무 시간은 길고 실제 수업은 적은 편입니다.
수업 외 업무(수업 계획, 행정업무, 학생 상담, 과제 채점 등)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행정 업무 부담이 특히 높아서, 한국은 행정 업무 처리 시간이 OECD 평균보다 훨씬 많습니다.
스트레스 및 건강 영향
업무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는다”고 응답한 교사의 비율은 15.9%, 이는 OECD 평균(19.3%)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교사는 11.9%로 OECD 평균(10.0%)을 넘고, 신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경험한 비율도 10.5%로 OECD 평균(7.9%)을 초과했습니다.
스트레스 주요 원인으로는 학부모 민원 대응이 56.9%로 가장 많았고, 과도한 행정업무, 교실 질서 유지, 외부 기관 요구 대응, 학생 언어 폭력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직업 만족도 / 후회 / 사회적 인정
한국 교사의 76.9%는 “교직은 장점이 많은 직업”이라고 응답해 OECD 평균(73.9%)보다 높습니다.
그럼에도 “교사를 된 것을 후회한다”는 응답 비율은 21%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근무 학교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0.5%, 이는 OECD 평균(90.1%)보다 낮습니다.
교직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비율은 35.2%, OECD 평균(약 22%)보다 높지만, 2018년 TALIS 조사 때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입니다.
교수 실천 및 전문성 개발
한국 교사들은 강좌, 세미나, 워크숍 참여 비율이 높고, 참관 수업 + 피드백 활용 비율도 OECD 평균보다 높습니다.
수업 실천 부분에서 학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적응적 교수 전략 사용 비율은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AI 활용 교수법이나 디지털 도구 활용 면에서는 한국 교사 참여율이 OECD 평균보다 높은 편입니다.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만약 당신이 교사라면,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피로감을 느낄 것 같나요?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육 현장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려면, 사회와 정부는 교사들에게 어떤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