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과 도덕적 확신

사람들은 왜 어떤 신념에 목숨을 걸까요? 이유 중 하나는 그 신념이 단순한 취향이나 의견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도덕적 확신(moral conviction)이라고 부릅니다.

도덕적 확신은 어떤 태도나 의견이 단순한 취향이나 사회적 규범이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개인의 근본적인 도덕적 신념과 연결되어 있다고 인식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도덕적 확신은 특정한 사안이나 행동에 대해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다’, 혹은 ‘도덕적으로 그르다’라는 강력하고 확고한 믿음입니다.

이러한 확신은 주관적으로 ‘절대적’이며, 일반적인 강한 태도(strong attitude)와는 심리적으로 구별됩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도덕적 확신은 사회적 기준이나 권위자의 의견보다 우선시되며, 보편적이고 객관적 진리로 여겨지는 경향을 갖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이 정당의 정책이 마음에 든다”는 건 의견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정당을 반대하는 것은 정의에 어긋난다”가 되면, 그건 도덕적 확신이 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대화는 힘들어집니다. 상대방은 더 이상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잘못된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지요.그래서 광신에는 도덕적 확신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종교 전쟁에서 사람들은 단순히 권력 다툼을 한 것이 아니라, 신의 뜻이라는 확신을 위해 싸웠습니다. 정치적 극단주의에서도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악으로 몰아붙이는’ 일이 흔합니다. 요즘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자신이 믿는 음모론이나 팬덤 비판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잘못”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도덕적 확신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노예제를 폐지하거나 인권을 확장한 운동도 도덕적 확신에서 출발했습니다. 문제는 그 확신이 타인의 목소리를 악으로 낙인찍고, 대화를 차단하는 순간 광신으로 변한다는 점입니다.

나의 도덕적 민감성은 어느 정도일까?

도덕적 확신과 깊이 연결된 개념이 바로 도덕적 민감성입니다.
작은 규칙 위반이나 불의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정도는 괜찮잖아”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덕적 민감성 테스트를 통해, 내가 옳고 그름에 얼마나 민감한 사람인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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