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의약정보담당자) 30% 감축, ‘AI가 일을 가져가는’ 첫 대규모 사례

AI 여파가 드디어 전문직 노동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닿고 있습니다.일본경제신문(Nikkei)은 최근 일본 제약사들이 MR(Medical Representative, 의약정보담당자)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고 있으며, 그 규모가 전체의 30%에 이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MR은 높은 전문성을 가진 ‘안전한 직종’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변화의 흐름은 더 빨랐습니다.
1. 왜 제약 MR이 AI에 밀렸나
MR의 핵심 업무는 다음 두 가지였습니다.
- 의약품 정보 제공
- 의사·병원과의 관계 구축(영업)
하지만 이 두 영역이 최근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 의약품 정보 제공은 AI가 더 정확하고 빠르게 수행
→ 의사들은 특정 약물 데이터, 임상결과, 부작용 확률 등을 AI 기반 시스템에서 즉시 확인 가능 - 대면 영업은 팬데믹 이후 급감
→ 온라인 설명회, 디지털 MR 자료가 보편화되면서 물리적 방문의 필요성이 줄어듦
결국 제약사들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의 범위를 다시 계산했고, 그 결과가 대규모 구조조정입니다.
2. 감축된 인력은 어디로 갔나
기사에 따르면 많은 MR이 다음과 같은 경로를 택했습니다.
- 파견형 MR(계약직)으로 전환
- 연봉은 정규직 시절 대비 최대 50% 감소
특히 40대 후반~50대의 중견 MR은 “스킬 전환이 어렵다”는 이유로 재취업 시장에서 더욱 불리해졌다고 합니다. 전문직이라도 AI에 의해 ‘일의 단위가 잘게 쪼개지고 재편’되는 순간, 고임금 구조는 쉽게 무너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3. 일본 제약업계를 넘어 모든 직종에 주는 시사점
MR 사례는 ‘특정 직종 문제’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음 이유 때문입니다.
① 정보 제공 업무는 AI가 더 싸고 빠르다
MR뿐 아니라, 경영 컨설턴트·회계사·보험설계 등 ‘지식 기반 영업’은 모두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음.
② 관계 관리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의사 상담, 고객 응대, 기술 지원까지 이미 챗봇·AI 상담이 기본 기능이 됐음.
③ 비용이 너무 큰 직종은 가장 먼저 타격
정규직 고임금 구조는 ‘AI 대체 속도’와 정비례함. 툭히 일본처럼 인구가 줄어드는 국가는 구조조정 속도가 더 빠를 수밖에 없음.
4. 심리학적으로 보면: ‘상실의 공포’가 만든 조용한 이동
인터뷰 내용에는 “AI에게 쓰였다(使われた)”는 표현이 반복됩니다. 이 말은 단순히 직업을 잃는 문제가 아니라 자기효능감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 ‘내 기술이 시대에 뒤처졌다’
- ‘전문직이라는 자존감이 무너졌다’
-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본은 체면 문화가 강한 사회이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은 더 은밀하고 더 깊이 쌓입니다.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내부 심리의 손상은 큽니다.
5. 앞으로: AI는 “대체”가 아니라 “구조를 다시 짜는 힘”
Nikkei 기사에서 특히 중요했던 문장은 이것입니다.
“MR이 줄어들었어도 약 판매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즉, 일의 본질은 유지되지만 수행 방식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전문성’은 더 이상 직업을 지켜주는 방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마무리
일본 제약업계의 MR 30% 감축은 단순한 산업 뉴스가 아닙니다. 전문직도 AI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건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AI 전환기’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이 아니라 역할의 유연성, 그리고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적응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