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 반복 업무는 AI에게 넘기고, 사람은 어디로 가는가
미국에서 올 들어 약 9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수치는 9월 말까지 집계된 것으로, 아직 10월 이후 대규모 감원이 추가로 집계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업들은 특히 “초급 직원(입사 초년·사무지원·단순 고객상담 등)”의 업무가 곧 AI로 대체될 것”이라 보는 분위기입니다.
왜 하필 ‘초급 직원’인가?
기업들은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업무, 예컨대 사무 문서 작성·데이터 입력·콜센터 대응 등의 직무를 AI에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AI 도구(예: 생성형 AI 챗봇, 자동 문서작성 툴)가 비용 효율성과 속도 측면에서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결국 ‘입사 후 직무 경험을 쌓으며 올라가는 계단’처럼 여겨졌던 초급 직급 경로(ladder)가 흔들리는 양상입니다.
심리학적/사회적 의미
불안의 확산
입문 수준의 직무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직장생활의 시작선이 줄어든다”는 메시지입니다. 이는 청년층이나 경력 미비자에게 강한 불안을 자극합니다.
기대의 왜곡
많은 이들이 ‘첫 일자리 → 경력’ 방식으로 커리어를 설계해 왔습니다. 그러나 초급 단계부터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면, 그 설계 자체가 흔들립니다.
격차의 심화
AI로 대체되지 않는 고숙련 직무나 전략적 역할만 살아남게 되면, 결국 기술·경력 측면에서 불평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한국도 AI 인프라 강화, 자동화 추진이 빠르게 진행 중이므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입문형 일자리’나 ‘경력 전환을 위한 첫 직무’로서 자리했던 직업군(예: 사무보조, 안내직, 단순생산직 등)이 우선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기업·교육기관 모두 “초급 직무가 사라지는 세계에서의 대안 경로”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예컨대 직무가 아닌 역량 중심의 학습형 경로, AI와 협업할 수 있는 중급·융합 역량 등을 강조해야 합니다.
마무리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고급 전략직이 아니라,
‘일터로 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인 입문형 일자리입니다.
사람이 완전히 배제되는 게 아니라, 입력이 단순한 직무가 AI에게로 넘어가는 것이 이 시대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심리의 변화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제 “첫 일자리 → 경력 → 성장”이라는 전통적 경로가 더 이상 안전한 전제일 수 없다”는 사실과 마주해야 합니다. 다음 세대에게는 입문형 경로 외의 선택지, 초급 직무가 아닌 직무로 진입할 수 있는 설계가 더 중요해질 겁니다.